# 1988년 입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6단지’는 지난 6월 44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그런데 8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단 3건만 팔리며 거래 절벽이 현실화되는 분위기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3건의 거래가 모두 신고가라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전용 45.77㎡가 4억원에 거래되며 전 고가인 3억6,800만원을 뛰어넘었다. 전용 59.39㎡도 4일 전 고가보다 1,100만원 뛴 5억1,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988년 입주한 도봉구 쌍문동 ‘삼익세라믹’도 6월 39건이 매매됐지만 8월에는 단 10건이 거래됐다. 8월 계약이 체결된 10건 중 5건이 신고가였다.
규제 풍선효과로 거래량이 급증하며 가격이 상승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 단지가 8월 들어 ‘거래 절벽’을 맞고 있다. 취득세 인상, 전세 대출 규제 강화 등 갭 투자 수요를 차단하는 대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거래가 확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 절벽과는 별개로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체결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1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강화한 7·10대책 이후 갭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 1단지도 그중 하나다. 6월 70건, 7월에는 36건이 거래되던 이 단지는 8월 들어 7건으로 대폭 줄었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부족하기보다 취득세 인상으로 갭 투자 수요가 줄면서 거래가 많이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6~7월 거래가 급증하며 호가가 큰 폭으로 뛴 것도 거래 절벽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 상계동 H공인 관계자도 “부동산 대책으로 갭 투자가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매수인 입장에서는 호가가 많이 올라 거래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신고가 거래는 꾸준히 나오며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벽산’ 아파트는 6월만 해도 15건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8월 들어서는 단 1건의 매매거래만 체결됐다. 하지만 이 1건은 전 고가를 3,500만원 뛰어넘은 신고가 거래였다. 전용 57.71㎡가 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이다. 도봉구 방학동의 ‘대상타운현대’ 아파트도 10건 이상 손바뀜이 일어난 6~7월과 대조적으로 8월에는 단 5건의 매매가 이뤄지는 데 그쳤는데 이 5건 중 무려 3건이 신고가 거래였다.
전문가들은 거래량과는 별개로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의 가격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갭 투자 수요는 줄었지만 실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노·도·강 지역이나 금·관·구 지역은 갭 투자도 있지만 실수요도 크다. 최근 전세 매물이 부족해 전세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조바심 때문에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을 받아 조금이라도 저렴한 매물을 사려고 할 것”이라며 “6·7월만큼은 아니지만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나오면서 상승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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