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율곡로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은 지난 달 30일 이후 손님이 더 늘었다. 매장 내가 북적거려 거리 두기 1m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로 외식을 꺼리면서, 체류 시간이 짧은 패스트푸드점으로 손님이 몰리고 있는데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내점 고객까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찾고 있는 것. 2.5단계 시행 이후 패스트푸드점에서 스터디모임을 하는 20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골프 애호가들 역시 실내 스크린골프장 대신 야외에 그물망을 쳐놓은 ‘인도어(실내) 연습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실내 스크린골프장이 출입이 통제된 것과는 대조적 풍경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방역 기준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간 형평성 논란은 물론 방역 ‘사각지대’가 곳곳에 널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가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의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하자 일반 소규모 카페와 편의점 앞 테이블,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 등을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실내스크린 골프장 역시 방역 위험지대로 출입이 통제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던킨 같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카페형으로 운영되지만, 제과점으로 등록돼 있어 이번 영업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때문에 밤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이 허용된다. 패스트푸드점 역시 똑같이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커피 전문점을 찾은 한 고객은 “앉아서 커피 마시고 빵 먹는 것은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가 동일한데, 왜 기준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역 조치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제외됐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라고 하지만 직영으로만 운영하는 스타벅스를 제외하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점주도 자영업자라는 점에서 이 역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2019년 기준 전체 매장 1,186개 지점 중 92%인 1,097개가, 할리스의 경우 전체매장 583개 중 82%에 해당하는 476개가 가맹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커피전문점 매장의 80~90%가 자영업자인 셈이다.
지난달 30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소위 말하는 ‘편맥(편의점에서 마시는 맥주)’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줄이었다. 하루 유동인구 30만명 서울 홍대역 근처 주점 거리는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지만 조금만 더 들어간 합정역 근처 편의점에선 삼삼오오 편맥을 즐기는 20·30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런 혼란을 의식해 서울시는 뒤늦게 1일 편의점업계 가맹본부에 야간 취식금지를 포함한 집합제한 명령 안내·협조 공문을 발송, 집합제한명령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현장점검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도 불만이 거세다. 소위 말하는 그물망으로 이뤄진 ‘인도어(실내) 연습장’은 이번 규제를 피했고 스크린골프장은 규제에 포함되서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팀마다 각 방에서 치기 때문에 비말 감염 우려가 적어 ‘언택트 스포츠’로 각광받았던 게 스크린 골프였는데 갑자기 실내 스크린골프는 막히고 인도어골프장은 허용돼, 방역 기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