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SK바이오팜(326030)이 세운 역대 최고 청약증거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약 마지막 날 오전 경쟁률이 870대1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점심시간과 청약 마감시간에 투자자들이 더욱 몰리는 점을 고려할 때 최종 경쟁률은 1,000대1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카오게임즈 일반청약 경쟁률이 870대1을 넘어섰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이 각각 884대1과 842대1대을 기록했으며 인수단인 KB증권의 경우 950대1의 경쟁률을 넘어섰다. 이번 청약은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176만주)·삼성증권(128만주)과 인수단인 KB증권(16만주)을 통해 이날까지 진행된다.
청약증거금이 870대1을 돌파하면서 청약증거금도 3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이 기록한 30조9,889억원을 훌쩍 넘어선 기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의 증거금 기록을 경신한 것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가 일반투자자들에 배정한 물량은 320만주(768억원). SK바이오팜의 391만5,662주(1,919억원)에 비해 공모금액이 40% 수준이기 때문이다. 청약증거금은 공모금액에 청약경쟁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되는 데 청약경쟁률이 SK바이오팜의 2.5배를 넘어서면서 기록 경신이 가능했다.
카카오게임즈 IPO 공모에 많은 투자자가 몰린 것은 물량을 배정받기만 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가 제시한 공모가는 2만4,000원, 증권사들이 평가한 적정주가는 3만2,000~3만3,000원이다. 공모가 상단 대비 30% 이상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인 5만원대까지 주가가 오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한 뒤 따상(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찍은 뒤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것을 뜻하는 증권가 용어)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카카오게임즈 실적이 안정적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기업들이 IPO 일정을 연기하고 있으나 모바일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오히려 수혜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 2,030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는데 코로나19가 없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63.7% 실적이 늘었다. SK바이오팜 학습효과도 있다. SK바이오팜 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거두면서 또 다른 IPO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청약경쟁률이 치솟으면서 투자자 개개인에 돌아가는 공모주 몫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억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납입한다고 가정할 때 청약경쟁률이 1,000대1을 기록하면 약 8주를 배정받는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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