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30세까지 병역의무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해당 법이 통과될 경우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혜를 입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협의를 마치고 이같은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이번주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 병역법을 보면 입영연기 허가 대상에 체육 분야 우수자 등이 포함돼 있으나 방탄소년단처럼 대중문화예술인은 빠져 있는 상황이다.
전 의원이 발의 예정인 개정안에는 문체부 장관이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대중문화예술인을 추천하면 해당 대상자가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입영연기 대상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이나 산업 종사자 △문화훈장 등 정부 포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자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 가운데 1명을 뺀 모두가 대학원에 재학하거나 진학 중으로 대학원을 다닐 경우 만 28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1992년 12월생인 진은 대학원 재학 중으로 오는 12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한편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는 지난달 31일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1위로 데뷔했다.
비영어권 가수들이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차트로 인식되는 빌보드 ‘핫 100’에서 한국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우리 대중음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BTS는 미국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구축된 열정적인 팬덤에 힘입어 그동안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네 차례나 정상을 차지했지만, 주류 팝음악의 인기지표인 핫100에서는 한 번도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비영어권 가수로서 팬덤 밖에 있는 일반 대중을 파고들기가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2017년 ‘DNA’가 ‘핫 100’에 처음 진입해 67위까지 올랐고, 2018년 ‘페이크 러브’(10위),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와 올 2월 ‘온’(ON·4위)으로 꾸준히 순위를 올렸지만 정상을 밟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BTS가 ‘핫100’ 1위 고지에 오른 데 대해 외신들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포브스지는 “BTS는 팝 슈퍼스타로서 마지막 남은 경계를 뛰어넘었다”며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은 서양 음악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패러다임의 전환과 다름없다”고 평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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