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0억 투자’ LED 기술 뺏겼는데, 벌금은 5,000만원

‘서울반도체 기술탈취’ 대만회사에 벌금형

관련 직원은 징역형…“기술유출 엄벌해야”

서울반도체 본사 전경. / 사진제공=서울반도체

서울반도체 기술을 탈취한 외국계 경쟁사가 국내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았다.

2일 서울반도체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방법원은 서울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대만 LED 제조사인 에버라이트에 5,000만원 벌금형을, 서울반도체에 다니다가 이 기술을 에버라이트에 넘긴 전 직원 3명에게 징역 1년에서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에버라이트와 서울반도체 前 직원은 2018년 9월 서울반도체의 ‘와이캅’ 기술을 이용한 헤드램프 등 자동차 LED 제조 산업기술을 대거 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와이캅 기술은 일반 인쇄회로기판 조립라인에서 패키지 공정(칩을 기판에 전기적으로 연결)없이 납과 주석으로 LED 칩을 실장하는 기술이다. 서울반도체는 이 기술을 TV,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적용해왔다.



서울반도체 안팎에서는 이번 법원 판단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에버라이트에 내려진 벌금형은 법정 최고형이지만, 금액은 5,000만원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와이캅 기술을 개발하는 데 7년간 5,600억원이 투자됐다”며 “기술유출 행위는 엄벌해야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1만4,000여개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다. 기술탈취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5월에는 미국 법원에 미국 자동차 부품 유통사를 상대로 와이캅 특허 소송을 제기했고 작년 6월 미국 TV 유통사와도 법적 다툼 중이다. 에버라이트를 상대로도 이번 재판과 별개로 기술 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양종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