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00명까지 치솟았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100명 후반대를 유지하며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8명 늘어 누적 2만 842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4일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이후 급증해 지난달 27일 44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조금씩 감소해 전날(195명)과 이날(198명)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일별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8일부터는 371명→323명→299명→248명→235명→267명→195명→198명 등으로 확산세가 꺾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 198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해외유입 9명을 제외한 189명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68명, 경기 55명, 인천 5명 등 수도권이 128명이다. 비수도권은 충남 20명, 광주 10명, 대구 7명, 충북·경북 각 4명, 부산·대전·울산·강원·경남 각 3명, 전남 1명이다.
다만 정부는 감소추세이지만 코로나 19 상황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련기사
특히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24%에 달하는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교회와 도심집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치킨집과 김치공장, 골프장, 일반 기업체 등 감염경로가 다양하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전날 정오 기준으로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22명 늘어 누적 1,139명이 됐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관련 감염자도 21명 늘어 전국 14개 시도에서 총 462명이 확진됐다. 충남 청양군 김치공장(19명, 지자체 집계 22명), 대구 건강식품 판매모임(15명), 서울 강서구 항공보안업체(10명), 서울 서초구 장애인교육시설(8명), 경기 성남 치킨집 BHC신흥수진역점(6명), 경기 가평 리앤리CC골프장(4명) 등 사회 전반에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카드발급업체 진흥글로벌(34명), 경기 광명시 봉사단체 나눔누리터(20명), 인천 서구청(17명) 등 기존 집단감염 사례의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방침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최근 확진자가 다소 감소하는 모습이지만 확실한 안정세로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성급하게 방역 조치를 완화해 위기를 초래하기보다는 확실한 반전 국면을 만들 때까지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서민 경제의 어려움과 일상 생활의 불편을 생각하면 대단히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지금 고삐를 바짝 조여 확실한 감소세로 접어들어야만 더 큰 고통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의 이해와 인내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전국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9명으로 이 가운데 4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부산·광주·대전·경기·충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유입 추정 국가를 보면 러시아와 중국이 각 2명으로 가장 많고, 터키·프랑스·미국·브라질·에티오피아에서 각 1명이었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제외)을 합치면 서울 68명, 경기 56명, 인천 5명 등 수도권에서 129명이 나왔고, 전국적으로는 세종, 전북, 제주를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254명 늘어 1만 5,783명이 됐고,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58명 줄어 4,728명이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