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족경영기업이 연평균 3%의 초과 수익을 달성해 아시아 국가 3위를 기록했다. 가족경영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중에도 글로벌 모든 지역과 부문에서 비가족경영기업보다 높은 성과와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족경영기업은 2006년부터 비가족경영기업 대비 3%의 초과 수익을 달성해 중국(12%)과 일본(9%)에 이어 아시아 국가 3위에 올랐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한 40개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1,000개 이상의 가족경영기업이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CSRI)의 분석 결과, 2006년부터 가족경영기업는 비가족경영기업보다 연평균 370bp(1bp=0.01%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연 500bp 이상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하며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럽은 470bp로 뒤를 이었다. 크레디트스위스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가족경영기업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운용하며, 이것이 사이클 전반에 걸쳐 보다 안정적이고 우수한 수익성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모든 주주에게 상당한 초과 수익을 돌려준다는 사실을 조명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컸던 주식시장에서도 가족경영기업은 우수한 수익률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6개월간 글로벌 시장에서 가족경영기업는 비가족경영기업보다 약 3%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역의 가족경영기업이 각각 6.2%와 5.1%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하며 이러한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본의 가족경영기업은 비가족경영기업보다 30.1% 더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가족경영기업 대부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ESG 점수 평가에서 91점을 받아 전체 2위에 올랐다. 크레디트스위스 측은 “기업의 역사가 길수록 업무 프로세스도 확실히 정립돼 있어 생산공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 대신 전반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분야를 편입하거나 집중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유진 클라크 크레디트스위스 테마투자 부문 총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비가족경영기업에 비해 가족경영기업이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점을 높은 성과의 비결로 꼽는 경우가 많다”며 “전통적으로 낮은 레버리지와 탄탄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하는 가족경영기업의 보수적인 재무 모델이 이들의 자산임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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