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자금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청약 직후 증시 주변 자금의 ‘머니무브’가 관찰되고 있다. 대기자금이 몰리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투자자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증권사는 각종 이벤트로 ‘증시 새내기 자금’ 묶어두기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투자자예탁금은 48조6,257억원을 기록했다. 60조5,27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섰던 지난달 31일과 비교해 이틀 새 12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CMA에서도 자금 유출이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60조9,633억원까지 치솟았던 CMA 잔액이 2일에는 45조4억원으로 25% 이상 급감했다. 특히 이번 청약에 대거 참여했던 개인 CMA 잔액이 53조9,723억원에서 38조2,362억원으로 15조원 넘게 줄었다. 이틀 새 투자자예탁금과 CMA를 더해 27조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갑작스러운 자금 유출은 사상 최대 청약 자금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청약의 여파로 풀이된다. 1~2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에는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의 뭉칫돈이 쏟아지며 역대 최대인 58조5,000억원이 몰렸다. 이로 인해 청약주관사의 시스템이 한때 장애를 겪기도 했다.
청약은 끝났지만 이날부터 시작되는 청약증거금 환불 과정에서 58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환불받은 청약증거금을 주식 매매 등에 이체하는 개인투자자의 수요가 몰리며 일부 청약 주관 증권사의 이체 결제가 지연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청약 주관사들은 청약 환불금을 증시에 묶어두기 위한 자금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청약금 환불 개시일인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청약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 자금을 환불받은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100만원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18일까지 자사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금액별로 최대 3만원, 최대 2만원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