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신축 단지에서 전용 84㎡ 기준으로 또 17억원의 매매 실거래 사례나 왔다. 이번이 두 번째이다. 가격 통제로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둔촌주공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전용 84㎡가 지난달 22일 17억원에 거래됐다. 올 2월에 입주한 신축단지다. 앞서 이 지역에서는 ‘고덕그라시움’ 전용 84㎡가 17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르테온과 그라시움은 고덕지구 대장주 단지다. 대장주 아파트에서 연이어 전용 84㎡ 기준으로 17억원대 거래가 나온 것이다.
고덕지구에서는 소형 평형도 15억원을 넘어섰다. ‘고덕 그라시움’ 전용 73.87㎡가 지난달 8일 15억 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전용 73.56㎡도 대출금지선보다 500만원 낮은 14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두 차례에 걸쳐 15억원 짜리 거래가 나온 만큼 전용 73㎡가 15억 원대에 자리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강동구 아파트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작년 발표된 12·16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재건축을 마친 신축 대단지들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며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강동구 입주물량은 1만 1,388가구, 올해는 1만 204가구(예정 포함)에 달했고, 내년에는 2월 입주 예정인 ‘고덕 자이’를 포함한 2,863가구로 예상된다. 하지만 잇따른 규제로 인한 반작용으로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강동구 아파트 가격도 함께 뛰었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인한 ‘역전세난’이 점쳐졌지만, 임대차3법 이후 전세 물건이 귀해지며 강동구 전세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명일동 신축 아파트 ‘래미안솔베뉴’ 전용 84㎡의 전세가가 9억원을 훨씬 넘긴 9억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강동구가 강남 4구의 지위를 굳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좀 더 추이는 지켜봐야 되지만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줄면서 가격을 압박하던 물량 폭탄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고덕지구 내 아파트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분양가 협상을 진행 중인 둔촌주공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현재 정부의 가격 통제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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