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로 영업정지 조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PC방업계가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지난 3월 음식 배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최근에는 보유하고 있는 고사양 컴퓨터를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PC방업계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컴퓨터 배달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6일 PC렌탈업체 ‘게임의 민족’은 최근 일부 PC방 체인점과 협약을 맺고 PC방이 보유한 고사양 컴퓨터를 집으로 배달·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체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며 PC방 체인점 측에서 컴퓨터 대여 서비스가 가능한지 문의해왔다”며 “성동구에 위치한 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니 지난달 24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약 50대의 컴퓨터가 대여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PC방 업주들은 컴퓨터 배달 서비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서비스에 가입한 서울 중구의 한 PC방 업주는 “장사를 못하는 입장에서 수익이 생기니 안심된다”며 “설치·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PC방 이용 빈도가 높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PC방 평균 이용료는 시간당 1,000~2,000원인데 컴퓨터 대여 서비스는 30일 기준 2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자구책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지만 PC방 업계는 장래성이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에도 컴퓨터 대여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PC방 업주는 “손님 입장에서 고사양 컴퓨터를 구비하려면 목돈이 들고 PC방 입장에서도 보유한 컴퓨터가 항상 이용 중인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수요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여 서비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의 민족’ 관계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수익성은 지금보다 떨어지겠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PC방업계는 코로나19로 수익률이 악화되며 음식 배달업에 뛰어든 바 있다. 경기도의 한 PC방은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맛집랭킹에 올라 1,000개가 넘는 리뷰가 달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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