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올해 또 최대치를 경신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아파트 전세가가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전세난이 지속 되는 가운데 나온 결과에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 금액(가구수)은 올해 1∼8월 3천15억원(1천516가구)으로, 작년 한 해 총액인 2천836억원(1천364가구)을 넘어섰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임차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상품이다.
2013년 9월에 출시된 이 상품의 대위변제 금액은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위변제 금액은 2017년 34억원에서 2018년 583억원으로 폭증했고, 올해는 아직 4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3천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이 같은 증가 원인에 대해 보험 가입자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보험 가입 실적이 매년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위변제 금액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발급 금액(가구수)과 보증사고 금액(가구 수)은 지난해 각각 30조6천443억원(15만6천95가구), 3천442억원(1천630가구)으로 상품 출시 이후 연간 최대치였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각각 22조9천131억원(11만2천495가구), 3천254억원(1천654가구)을 기록 중이라 이 역시 연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세 대위 변제가 지방과 빌라 등에서 집중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지역별로 보면 대위변제가 많은 곳은 지방이고, 상품은 빌라·다가구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갭 투자가 몰린 빌라 등에서는 깡통 주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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