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올 하반기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맞붙는다.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와 함께 가사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삼신가전’으로 꼽히는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이들 업체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승부를 낼 전망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94억달러 수준으로 커지며 연평균 17.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시장도 유사한 흐름이다. 업계는 지난 2018년 20만대 팔렸던 로봇청소기가 지난해는 25만대, 올해는 30만대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로봇청소기 ‘로보킹 V-R3000’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이끌어 온 LG전자는 성장세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신제품인 물걸레 전용 로봇 청소기 ‘LG 코드제로 M9 씽큐’를 대대적으로 알린 것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제품은 70만장에 달하는 사물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한 AI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집 구조를 스스로 파악한다. 거실과 주방, 침실을 스스로 구분하고 청소해야 할 곳과 아닌 곳을 설정할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M9 씽큐는 6개의 레이저 센서를 비롯해 범퍼 센서, 낭떠러지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가구와 문턱 등 사물을 효과적으로 감지하고 회피할 수 있다”며 “향후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앞서 김현석 삼성전자 생활가전(CE)사업부 사장은 3월 정기주총에서 청소 문화를 바꾸는 로봇청소기를 출시를 예고해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맵핑과 자율주행 기능을 고도화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지능형 반려로봇 볼리가 로봇청소기를 제어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근거로 꼽힌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물걸레 로봇청소기 ‘제트봇 몹’과 김 사장이 언급한 신제품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중견기업 에브리봇과 협력한 이 제품은 높은 가성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 청소기 신제품은 올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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