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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m 구슬이 2,500개...1,700년전 가야목걸이 보물된다

금관가야 3~5세기 고분출토 구슬목걸이 3건

문화재청 보물 지정 예고

가야인의 섬세한 보석세공 기법, 뛰어난 조형미

보석 구슬목걸이 통해 신분 드러냈음 확인시켜

보물로 지정 예고된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




흔히 가야를 철기문명이 발달한 ‘철의 왕국’으로 알고 있지만 보석 세공과 장신구 문화 또한 탁월했다. 가야인들은 수정이나 마노(瑪瑙·말의 머릿골을 닮은 석영광물)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거나 유리 곡옥이나 둥근 옥을 만들어 목걸이로 착용했다. 구슬의 재질도 금, 은 뿐만 아니라 유리 혹은 금박 입힌 유리와 수정, 호박, 비취 등으로 다양했다. 옥제품만 하더라도 편평하게 가공한 판옥(板屋)부터 대롱처럼 기다란 대롱옥, 구부러진 곡옥, 여러 면을 깎은 다면옥 등 다채롭게 사용했다.

문화재청이 7일 가야 시대를 대표하는 두 고분인 김해 대성동 및 양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등 1,700여 년 전의 목걸이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경남 김해시 대성동에 있는 3~5세기 무렵 금관가야 시대 권력자들의 공동묘지 격인 사적 제341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됐다. 서로 길이가 다른 3줄로 구성된 목걸이는 수정제 구슬 10점, 마노제 구슬 77점, 각종 유리 구슬 2,386점 등 총 2,473점의 구슬로 이뤄졌다. 구슬의 평균 지름이 6~7mm 정도로 아주 작아 공들인 가야인의 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유물이다. 맑고 투명한 수정, 주황색 마노, 파란색 유리 등 다양한 색감과 재질을 조화롭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유리를 가공한 기법이나 세밀한 구멍을 뚫어 연결한 기술 등이 가야의 우수함을 보여준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담당자는 “고대 구슬 제작방법은 일정한 틀에 재료를 녹여 부어서 만드는 ‘주형(鑄型) 기법’과 녹인 유리질 속에 막대를 넣고 잡아 늘려 식힌 다음 일정한 크기로 자르는 ‘잡아 늘리기 기법’이 있는데 가야 시대 유리구슬은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남 김해를 중심으로 낙동강 하류 지역에 존재했던 금관가야의 이름은 ‘삼국유사’에서 유래했으며 초기에는 6개의 가야 중 맹주국의 위치에 있었기에 대가야 혹은 본가야라고도 불렸다.

보물로 지정예고된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


또 다른 목걸이인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는 지난 1992년 동의대학교박물관의 제2차 발굴 조사에서 발견됐다.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있는 사적 제454호의 김해 양동리 고분군은 1984년 처음으로 발굴조사가 시작된 철기시대 무덤군으로 557기의 유구에서 5,1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곳에서 나온 수정목걸이는 발굴된 고분의 형식과 부장품 등으로 미루어 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목걸이는 다면옥 20점과 주판옥 120점, 곡옥 6점 등 총 146점의 수정으로 구성됐다. 전체 길이 약 142.6cm에, 육각다면체형, 주판알형, 곡옥형 등 여러 형태의 수정이 연결돼 있다. 수정목걸이는 3세기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지배계층의 장신구인데, 이처럼 100여 점 이상의 수정으로만 구성된 사례는 매우 희소하다. 영롱한 무색과 황색, 갈색 등이 약간 섞인 은은한 색의 수정을 조화롭게 배치해 조형성이 매우 뛰어나다. 재료인 수정은 최근 학계의 연구를 통해 경남 양산 등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로 지정예고된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의 곡옥 세부. /사진제공=문화재청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에 사용된 다면옥과 대형 수정 세부. /사진제공=문화재청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는 수정제 곡옥 147점, 대형 수정제 다면옥 2점, 마노 환옥 6점, 파란 유리 환옥 418점, 유리 곡옥 1점 등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보석 총 574점으로 구성됐다. 단단한 수정을 다면체로 가공하거나 많은 수의 곡옥을 다듬고, 마노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는 등 가야의 보석 가공기술을 총망라한 구슬목걸이다. 수정제 곡옥이나 대형 유리제 곡옥이 한꺼번에 발견된 희귀한 사례로서 중요하다. 목걸이가 발견된 양동리 322호분은 중국 한대(漢代) 청동 세발 솥(靑銅鼎·청동정) 등이 함께 발굴되는 바람에 3세기 경 축조된 금관가야 시대 고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청 측은 “3건의 구슬목걸이는 시기가 분명한 출토지에서 일괄로 발견됐고, 금관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목걸이 중 ‘많은 수량’의 구슬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희귀한 사례”라면서 “가야인들이 신분 위상과 지배 계층의 권위를 장신구를 통해 드러냈음을 실증하기에 학술적으로도 중요하고 금·은 제품을 주로 다룬 신라·백제인들과 달리 수정이나 유리구슬을 선호한 가야인들의 생활상과 연관이 깊은 작품이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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