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공모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확인한 증권사들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또 다른 대어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관련 제도 손질에 나섰다. KB증권은 공모주 열풍을 활용한 고객 유치에 나섰고,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점 업무 혼란 최소화를 위해 청약 당일 계좌개설을 막기로 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다음달부터 우수고객에 대한 청약 한도를 늘리고, 우수고객 조건을 강화한다고 공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KB스타클럽의 경우, KB MVP 등급과 KB 로얄등급에 대해 청약 한도의 2배수를 적용하던 것을 2.5배로 확대했다. 이전까지 일반 청약자가 10억원까지 청약을 할 수 있었다면 우대고객은 20억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을 25억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KB MVP의 경우 자산 조건이 3,000만원에 KB포인트 1만점, KB 로얄은 1,000만원에 KB포인트가 4,000점 이상이면 해당된다. 자산 기준은 그리 높지 않은 반면, 혜택은 파격적이어서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며 청약 한도와 관련한 유인구조에 민감해진 고액자산가들을 적극적으로 장기충성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예치 자산에 따른 우대조건도 변경했다. 이전까지 전월말 총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게 청약 한도의 2배수를 적용하던 것도 직전 1달간 총자산 평균잔고가 1억원 이상이 넘는 고객에만 적용되도록 강화했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며 우대 혜택을 받기위해 일시적으로 자산기준을 만족해 우대 혜택을 받는 경우를 제한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청약 우대 한도를 높인다는 점과 자산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는 점을 두고 고액자산가에게 이롭게 제도를 손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지는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자산조건이 전체 KB 그룹 상품 거래 대상이어서 고액자산가를 우대한다기보다 기존 고객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미래에셋대우는 다음달부터 공모주 청약 기간에 영업점 방문을 통한 계좌개설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58조원이 넘는 사상 초유의 청약 자금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청약 과정에서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일시에 많은 투자자가 청약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며 다른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업무를 보지 못하며 항의를 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업무 장애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빅히트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증권이며, 미래에셋대우는 공동주관사를 맡아 71만3,000주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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