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완공은 그럼 언제쯤 나는지 대략 언급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완공까지 최소 10년은 걸릴 텐데요. 당장 청약하면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3기 신도시 등 6만 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아파트 사전청약 윤곽이 드러나면서 시장에서는 여러 의문점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3040 등 사전청약에 관심 있는 수요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로 바로 입주시기다.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언제가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보금자리 사태가 또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 5,000가구…나머지는 수도권>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물량은 35개 택지 6만 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3만 가구는 내년 하반기, 나머지 3만 가구는 2022년 입주자를 모집한다. 사전청약 물량이 실제 청약시장에 나오기까진 적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내년 배정된 물량 대부분이 연말에 쏠려 있기 때문에다.
월별로 보면 내년 사전청약 3만 가구 가운데 7~8월 예정 물량은 6개 택지 4,300가구에 그친다. 9~10월 물량도 남양주 왕숙2(1,500가구) 등 7곳 5,600가구 규모다. 연말인 11~12월에야 1만 6,300가구의 물량이 쏟아진다. 사전청약 물량이 1,000가구를 넘는 택지도 이 시기에 쏠려 있다. 사실상 내년 4분기나 돼야 본격적인 사전청약이 이뤄지는 것이다. 지구별로 보면 3기 신도시는 분양물량 총 12만 가구 중 2만 여 가구가 사전청약 된다. 서울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은 용산 정비창 부지 3,000가구를 비롯한 5,000가구에 불과하다.
<과거 보금자리 입주 지연 재연되나>
당첨도 문제지만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입주가 언제냐다. 사업 일정이 밀릴 경우 당첨자에겐 ‘딜레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매수할 수 없다. 주택을 갖게 되면 당첨 자격을 잃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 지어질지 모를 아파트 분양권을 마냥 들고 있을 수도 없다.
이렇다보니 상당수 30대 등 젊은층은 사전청약을 앞두고 거주의무요건을 채우기 위해 하남, 고양 등으로 미리 이사를 가야 할 지, 아니면 잇따른 정책으로 집값이 주춤해진 틈을 타 서울 구축 아파트를 매매해 시세차익을 노려야 할 지 등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전청약이 처음 도입됐던 옛 보금자리주택에서 이 같은 일이 많이 벌어졌다. 토지보상도 하기 전에 사전청약을 받다 보니 사업 일정이 차일피일 밀려서다.
LH에 따르면 2009~2010년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에 당첨된 이들은 1만 3,398명 가운데 향후 본청약에서 실제 계약한 비율은 41%(5,512명)에 불과했다. 본청약 일정이 지연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당첨자는 사전청약 당시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지만 수년 동안 무주택이나 자동차 가액 등 입주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2012년 12월 사전청약을 받은 하남 감일지구 B1블록(분양전환임대)의 경우 7년이 경과 한 지난해 말에야 본청약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전청약과 본청약 사이의 기간을 1~2년으로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라며 “이 때문에 교통계획 등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사전청약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도 시장도 입주 시기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3기 선호도는 하남이 과천 앞질러>
이런 가운데 내년 7월부터 사전청약이 진행되는 3기 신도시와 관련된 정부와 민간업체 조사에서 모두 하남 교산지구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집값 등을 고려하면 ‘미니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과천의 관심도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수요자들의 선호도는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과천이 하남을 앞섰는데 다른 결과가 나오자 전문가들도 놀라는 분위기다. 청약 당첨 가능성과 직주근접 등을 투자가치보다 우선 고려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수도권 6만가구 사전청약 일정을 발표하면서 3기 신도시 홈페이지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3기 신도시 6곳을 대상으로 했는데 전체 응답자의 20%가 하남 교산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고양 창릉(17%), 과천(17%), 남양주 왕숙(15%), 부천 대장(13%), 인천 계양(11%)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은 이보다 앞서 지난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자로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이 조사에서도 하남 교산에 대한 청약 의사가 가장 높았다. 하남 교산의 선호도는 25.4%로 조사됐고 이어 과천(21.8%), 남양주 왕숙(18.4%), 고양 창릉(13.7%), 부천 대장(11.2%), 인천 계양(8.6%) 순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해 말 진행한 3기 신도시 여론조사 결과와 사뭇 다르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신도시 이름짓기 대국민 공모’를 하면서 선호도 투표도 진행했다. 당시 투표에서는 과천(20.86%), 하남 교산(19.13%), 남양주 왕숙(16.28%)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강동효·진동영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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