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이달부터 실질적인 전임자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기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약속대로 실질적인 노동권 보장이 그룹 계열사로 확산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최근 사무실 정비와 전임자 지정을 완료하고 사측과 151개 사항에 관한 집중교섭에 돌입했다. 노조 전임자는 사측과 근로계약 관계에 있으면서도 회사 업무 대신 노조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위다. 임단협 타결 이전에 노조 전임자를 둔 것은 삼성 계열사 가운데 최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8월 중순께 이창완 노조위원장을 첫 전임자로 지정한 후 정책국장 한 명을 추가하며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문을 열 계획이었던 노조 사무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사가 지체되며 9월 초에서야 제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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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8일부터 단체협상안 151개항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임단협 타결을 위해 다섯 차례 얼굴을 맞댔던 노사는 대립을 빚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노사 간 근로조건 합의에 관한 조정신청을 넣기도 했다. 중노위는 양측에 임시협약 체결을 권고했으며 결국 △노조활동 인정 △노조 사무실 개설 △단협교섭 내 전임자 두 명 등 세 가지 안에 타협하며 협상이 재개됐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단협안 가운데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노조 가입조건과 복리후생 규정 등에서 노사가 내세운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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