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대만과 태국에 이어 해외 진출 1호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철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이번 기회에 부실 사업장을 적극 정리해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롯데면세점이 해외 8개국에서 운영 중인 해외점 14곳은 호주 멜버른시내점을 제외하고 코로나19로 모두 휴점하고 있다.
11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 하반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점 운영을 종료하고 법인을 철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올 상반기 법인을 청산한 대만과 올 하반기 중 철수가 확정된 태국에 이어 세 번째다. 롯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진출한 자카르타 공항점 사업 기간이 2017년 만료되면서 시내점과의 시너지가 감소한 상태였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재검토하는 차원에서 자카르타시내점도 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롯데면세점의 첫 해외 진출국으로 2012년 자카르타공항점을 세우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6월 자카르타시내점을 추가로 설립하며 공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그러나 2017년 계약기간 만료로 공항점을 철수하자 시내점과의 시너지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내법상 시내면세점은 해외여행을 온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어 코로나19의 타격이 더욱 컸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타격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주요 사업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대만 법인을 청산했다. 대만 법인은 2018년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했지만 입찰 경쟁에서 중도 탈락하면서 역할이 모호해졌다.
또 최근에는 공항 인도장 확보 문제로 사실상 3년째 개점휴업 상태였던 태국 법인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올 하반기 중에 방콕시내점 운영을 종료하고 법인 청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만에 이어 태국·인도네시아 법인까지 정리하게 되면 롯데면세점의 해외 사업은 6개국 12개 매장으로 줄어든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73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재 정상 운영 중인 해외점은 1개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출혈이 커진 만큼 내실을 다지기 위해 부실 점포와 법인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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