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기능을 물어보는 고객들이 많고 예상보다 실제 구매하는 손님들도 꽤 많습니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갤럭시스튜디오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쇼핑몰 대부분의 매장은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1층 로비에 자리잡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스튜디오는 인파가 북적거렸다. 눈길과 발길을 붙잡은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 이날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사전예약 3일째였지만 휴일을 맞아 휴대폰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갤럭시스튜디오를 찾은 고객들은 갤럭시Z폴드2를 신기한 듯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접었다 펴보며 새로운 기능에 대해 점원에게 묻기도 했다. 실물을 직접 만져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고, 일부 고객들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앞 사람의 어깨너머로 훔쳐보기도 했다. 삼성디지털플라자 관계자는 “가격이 240만원에 육박하고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 상황 등으로 걱정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관심이 높고 실제 사전예약을 하는 고객들도 예상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비대면 판매가 강화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지난 11일부터 주말까지 갤럭시Z폴드2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오픈마켓인 11번가의 경우 사전예약 기간(11~15일) 중 이틀 만에 자급제폰이 600대 넘게 판매됐다. 담당 MD는 “브랜드 간 디자인 차이가 없어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된 이미지가 가장 눈에 띈다”며 “전작에 비해 폴더블폰 성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판매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짠물’ 수준인 이동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을 지적하는 고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현재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은 10만~24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한 휴대폰 매장 직원은 “이것저것 문의하다 공시지원금 수준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상당수”라며 “‘갤럭시노트20’도 출시 첫 달과 달리 현재 지원금이 늘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조금 더 기다려 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갤럭시Z폴드2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갤럭시Z폴드2가 전 세계적으로 전작의 첫해 판매량보다 25% 늘어난 5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스마트폰 판매는 8,000만대 수준으로 2·4분기 5,000만대 수준에서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조활동은 정상화 된 가운데 판매활동이 온라인 위주로 변화하며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해 지난 2017년 ‘갤럭시S8’ 출시 수준의 수익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앞서 선착순으로 판매했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한 패키지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은 396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5분 만에 완판됐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도물량이 3,000대 수준이었던 전작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1만대 가량을 준비했다”며 “현재까지 ‘품절 대란’과 같은 현상은 없지만 각 대리점에서 물량 확보를 위한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전했다.
갤럭시Z폴드2가 주요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초반 판매가 순항하자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공개되는 LG전자(066570)의 가로본능폰 ‘LG 윙’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애플의 ‘아이폰12’, 여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 팬에디션’ 등이 출시돼 모처럼 스마트폰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을 기존 전년 대비 15.6% 감소에서 11%로 감소로 상향 조정했다. IDC 역시 올해 전망을 11.9% 감소에서 최근 9.5%로 감소폭을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10%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갤럭시Z폴드2와 LG 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남은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섭·김성태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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