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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광풍에 장외시장도 ‘후끈’... '적정가' 따져봐야

불확실한 공모주 청약 대신

장외 거래서 단기 차익 노려

2030 중심 두달새 8만명 몰려

장외시장 시세, 적정가 아냐

유통 어려워 발 묶일 수도

기업공개(IPO) 청약 광풍이 몰아치면서 2030 주식투자자들이 장외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수천만원의 증거금 납입에도 배정이 불확실한 ‘공모주 청약’ 대신 차라리 장외거래시장에서 단기차익을 보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장외시장은 코스피·코스닥시장과 달리 ‘가격발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개인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1일 한 투자자가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청약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이호재기자





비상장 주식 거래 두 달새 '쑥'... IPO열기 옮겨붙어

16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누적 비상장 주식 거래 체결 건수는 2만4,200여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주식 거래 건수 1만건을 돌파하는 데 8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최근 두 달 사이 체결된 거래만 1만4,200건이 넘는다. 올해 8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9만3,000명에 달해 5월(3만3,000명) 대비 3배가량 폭증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하는 데 8개월가량이 걸렸지만 이후 새 가입자 8만명을 돌파하는 데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대형 IPO를 거치며 비상장 주식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자료=증권플러스 비상장


그간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장벽이 있다고 여겨진 장외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공모주 열풍 때문이다. 거래 건수, MAU 증가폭이 가팔라진 6월 이후는 SK바이오팜(326030)·카카오게임즈(293490)가 공모주 열풍을 몰고 온 시기와 맞물린다. 청약을 통해서는 당첨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학습한 투자자가 일찌감치 장외시장으로 몰려가 상장 계획이 있는 종목을 집중 매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포스트 카카오(035720)게임즈’로 불리는 크래프톤의 시세는 지난달 26일(106만5,000원) 대비 55.87% 증가한 166만원에 형성돼 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가도 34.81% 뛰었다. 두 종목 모두 IPO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투자자에게 외면받았던 비상장 기업에 대한 관심 고조는 반길 일이지만 소수 종목의 몸값이 단기간에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장외시장 '거래가'='적정가'?... NO!





/이미지투데이


이에 장외시장은 ‘매도자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에 현재 거래 가격을 ‘대표성이 있는 가격’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외시장은 상장시장처럼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가격 경쟁을 펼치며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구조가 아니다. 일종의 ‘암시장’처럼 개인이 개별적으로 호가를 제시하는 형태이며 거래 플랫폼도 제한적이어서 매도자가 가격 협상의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가격발견기능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짙어 현 시세를 ‘적정 가격’으로 오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또한 언제든 유통이 가능한 상장 주식과 달리 거래 빈도가 낮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시장에 자금이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사항으로 꼽힌다.


"일부 투자자 묻지마 매수... 투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장외시장 속 일부 종목의 고평가를 우려하면서 투자에 앞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재무지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례로 거래가와 발행 주식 수를 곱해 시가총액을 따져보거나 동종 업계 상장사와의 PER 비교를 통해 가격의 적절성을 가늠해보는 것이다. 소영주 장외주식연구소 소장은 “현재 장외시장에 유입되는 투자자 중 다수는 공모주 청약에 수천만원을 예치할 자금이 부족한 2030세대”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가격을 불문한 채 브랜드파워만 보고 ‘묻지 마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장외주식은 적절한 기준가 산정이 어렵기 때문에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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