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장밋빛 전망에도... 투자자는 '울상' |
증권업계는 배터리 사업부의 분사를 장기적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2차 전지 사업이 매년 40%의 고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 하기 위해서는 매년 3조원 규모의 선제적 투자 집행이 필요하다. 물적 분할 이후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경우 공장 증설 등에 쓰이는 투자금을 효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변동성이 큰 화학 부문과 혼재돼 할인받은 배터리 부문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배터리에 베팅했는데... 허탈한 주주 |
"지분희석, 기업 재평가로 만회 가능" |
다만 재평가를 통해 제고된 기업 가치 상승분이 희석된 주주 가치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CATL 대비 기술·수주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약 30조원 가량이 적다. 순수 배터리 업체로 발돋움하면서 주가가 반등을 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 증권사 2차 전지 담당 연구원은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제고되기 마련”이라며 “주주 가치 희석의 정도가 크지는 않을 것이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이날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회사 저평가'·'신설社 수급 집중'도 불안 |
'주식매수청구권' 없어..."뾰족한 대안 없네" |
LG화학의 분사를 두고 일부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론적으로 지배력 등 주주 가치에 변화가 없어 물적 분할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주식매수청권은 주주가 가진 주식을 회사에 합당한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로, 합병 시에 주주 가치와 지위에 변동이 생길 때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발생한다.
내달 30일 주총... 동학개미 단체 반기들까 |
결국 내달 3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확정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이미 주주들의 표결 참석을 위해 전자투표제 도입도 밝힌 상황이다. 지난 2·4분기 말 LG화학의 최대주주는 ㈜LG로 관계사 지분까지 포함하면 이번 주총 의결권이 있는 총 주식(우선주+보통주, 자사주는 제외)의 30.75를 확보하고 있다. 주요 주주로 국민연금이 10.74%를 보유 중이고 자산운용사들도 보통주만 6% 가깝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54.33%지만 지난해 말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를 보면 LG화학의 소액주주 중 법인이 갖는 주식 비중이 높아 개인 투자자의 주식 비중은 9.82% 정도로 나타났다.
올해 ‘동학개미운동’의 약진 속에 개인 주주 비중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LG화학 순매수금액은 8,462억원정도로 111만3,900여주며 우선주는 118만9,400주를 새로 모았다. 주식 비중으로 따지면 3% 정도가 더 늘었다. 우선주의 개인 주주 보유 비중은 알 수 없지만 우선주의 개인 지분 비중이 보통주보다 높은 것을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전체 주식 지분율이 15% 이상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상법에 따르면 기업 분할 결정은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경우 우호지분을 36%가량 더 필요하지만 주총 불참 주주들을 고려하면 이변이 없는 한 배터리 사업 분할 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개인 주주들이 예상외의 단결력을 보여주거나 소액주주로 분류돼 있는 법인 주주들의 태도, 국민연금의 선택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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