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뷔페 식당들이 코스 메뉴나 테이블 서빙으로 전환하는 등 눈물 겨운 자구책을 내놓은 가운데 뷔페 식당의 고위험시설 지정이 타당 한가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안심식당’의 기준은 음식 덜어먹기, 위생적 수저관리, 종사자 마스크 착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뷔페 식당이 이 같은 ‘안심식당’ 기준 3가지를 모두 충족했음에도 명확한 근거 없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한달 가까이 사실상 휴업 상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17일 현재 이랜드의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150여곳, CJ푸드빌의 빕스와 계절밥상 등 41개 매장, 신세계푸드의 보노보노와 올반 등 5개 매장 등 대기업 뷔페를 비롯해 특급호텔, 예식장 뷔페, 프랜차이즈형 뷔페나 중소형 뷔페 전문 레스토랑도 모두 휴업 상태다.
뷔페 식당에 서빙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인 특급호텔의 경우 뷔페 이외의 식당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성황이다. 일반 식당에 비해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고 고객들 역시 방역
수준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용 고객이 오히려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미 호텔의 뷔페 식당들은 고위험군에 선정되기 전부터 비닐장갑, 마스크 착용, 테이블 간 거리 띄우기 등으로 운영 중이다.
정부 당국 눈에 안 뛰거나 정책에 순응하는 대신 꼼수를 부려 영업을 유지한 레스토랑도 있어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전주밥차를 운영하는 모 사장은 “영업 제한 식당으로 보건소에서 통보가 와서 전화를 해서 알아보니 공무원들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뷔페’로 나오면 ‘뷔페집’으로 단정하고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반면 유명 뷔페 레스토랑이 문을 닫은 사이 랍스터 뷔페 식당 ‘바이킹스워프’는 서울시가 불허한 ‘공용집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앞세워 영업 제한의 칼날을 피한 탓에 맘카페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대형 프레차이즈 뷔페식당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음에도 문을 열지 못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와 계절밥상은 곳곳에 항균필름 부착, 온라인 줄서기 도입, 가림막 설치, 하루 2회 소독, 공용집게 30분 이하 간격 교체, 일회용 수저 비치, 음악 소리 30% 줄여 안심 거리 유지, 테이블 간격 조정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한 특급호텔의 경우 임시방편으로 뷔페 레스토랑에서 단품 메뉴를 선보이는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1억을 웃돌던 월 매출은 500만~6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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