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결정에 성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기존 LG화학 주주들이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한 주도 갖지 못하는 방식으로 분할이 추진되면서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지자 콘퍼런스콜을 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의 물적분할을 막아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직접 나서 주주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을 열었다. 당일 오전 긴급 이사회에서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확정하고 오후에 곧바로 콘퍼런스콜을 연 것이다. 분사 확정 당일 LG화학 주가는 6.11% 급락했다. 전날에도 5.37% 미끄러진 데 이어 연이틀 큰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룹 차원의 미래 신성장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떼어낸 데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반영됐다. LG화학 존속법인은 석유화학 제품 사업이 주력이 된다.
무엇보다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의 추진이 확정되면서 주주들의 실망이 컸다. 물적분할은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이 존속법인(LG화학)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식이어서 기존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갖지 못하게 된다. 차 부사장은 “이번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분할법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물적분할 법인의 집중적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가 제고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100%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가 모회사인 LG화학 주식 가치에 반영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이득이라는 점을 설득한 것이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더라도 LG화학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차 부사장은 “IPO를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IPO 후에도)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율을 보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70% 이상의 지분율은 유지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는 “LG화학은 그동안 배터리 사업에 가려진 석유화학 사업과 첨단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 사업들의 가치를 더욱더 증대시켜 시장에서 주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석유화학 차별화 사업 확대를 통한 고도화, 성장하는 배터리 사업에 맞춰 양극재뿐 아니라 전지재료 전반에 걸친 사업 확대,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생명과학까지 성장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및 협업을 진행해 이들 사업의 가치도 보다 제고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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