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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역 4명 '대마'...나사 빠진 국민연금

운용본부 자체적발, 경찰 고발

내부감사 진행후 전원 해임 조치

750조 국민자산 부실관리 우려에

김용진 이사장 "재발 방지책 마련"

기금운용본부 건물 모습/출처=연합뉴스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 네 명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750조원이 넘는 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기강해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운용역 1명, 전임운용역 3명이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 투자역은 올해 2~6월 전주시에 소재한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중순 이를 자체 적발한 뒤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또 내부 감사를 진행해 이달 9일 이들을 전원 해임 조치했다.

수사를 맡은 전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대마초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의 모발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소변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2017년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후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2018년 10월 직원 114명이 해외 위탁운용사로부터 숙박비와 식비 등을 지원받아 해외연수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 마약 혐의 입건으로 국민연금의 기강해이 문제가 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국민연금에 쌓인 국민의 노후자금은 75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인력난도 계속 겪고 있다. 2017년 20명을 시작으로 2018년 34명, 지난해 20명의 운용역이 퇴사했다. 또 지난해 3년 차 기금운용본부 자산운용전문가 21명을 선발하려 했지만 16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가 운용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최근 수익률은 들쭉날쭉하다. 2017년 7.26%였던 수익률은 2018년 -0.89%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1.34%를 나타냈다. 올해 1·4분기에는 -6.08%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일본 공적연금(GPIF)이 8.3%, 캐나다연금(CPPIB)이 5.6%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 2·4분기 들어 실적을 만회해 수익률이 0.5%로 올라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진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며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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