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신차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UV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차(005380)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V80의 미국 판매까지 예정된 만큼 현대·기아차(000270)의 미국 시장 공략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량은 77만1,623대였고 이 중 SUV가 49만1,382대로 63.7%를 차지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SUV 판매 비중은 56.6%로 역대 최고치였는데 이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2015년만 해도 SUV 비중은 38.6%에 불과했다. 올 8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SUV 판매량 감소 폭은 0.6%에 그쳤다. 견조한 SUV 판매가 현대·기아차 북미 판매량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 상승이 두드러진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2015년 23.8%에서 2018년 45.2%로 상승한 뒤 올해 63.1%까지 훌쩍 뛰었다. 현대차는 2017년만 해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SUV가 싼타페와 투싼뿐이었지만 2018년 코나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추가했고 지난해에는 팰리세이드와 베뉴를 투입했다. SUV 라인업이 차츰 완성됨에 따라 판매 비중도 늘어났다. 기아차의 SUV 판매 비중은 2015년 56.4%에서 올해 64.3%까지 6.9%포인트 높아졌다. 기아차는 2016년 미국에서 쏘렌토·스포티지·쏘울 3종의 SUV로 영업하다가 2017년에 니로, 올해는 텔루라이드를 새로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UV 판매 증가에 힘입어 현대·기아차의 북미 평균판매단가 상승 및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평균판매단가가 높아질수록 마진이 크게 남고 영업이익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4분기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700억원) 대비 124% 늘어난 1조5,024억원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2·4분기에 홀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던 현대·기아차가 3·4분기에는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 8월 현대·기아차의 미국 합산 점유율은 8.8%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증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9%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 미국 시장에 SUV 신차를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제네시스 GV80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신형 투싼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를 현지 생산할 예정이고 미니밴 시장 공략을 위해 신형 카니발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도 개발 중인 만큼 차기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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