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이번 주 2년 7개월 만에 2,0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팔자’에 집중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자동차 업종을 대거 사들이는 등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더딘 경기 회복 등의 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 증시의 영향을 받아 국내 증시 역시 당분간은 숨 고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미국 증시는 나스닥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변수로 우선 거론되는 것은 4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4일이 미국 대선 D-40일인데 이때를 기점으로 미 증시는 조정이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도 높아 다음 주는 특히 미 증시 움직임에 관심을 높여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16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부양책을 촉구한 점이 미 증시에 불안 요소를 제기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발언은 한계에 도달한 현재 통화정책의 문제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점과 유동성 함정에 갇히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불안을 키웠다”며 “상승 반전을 위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추가 하락이 더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S&P500 주간 전망치로 3,150~3,500을 제시했다.
반면 우리 증시는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정책과 꾸준히 5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풍부한 증시대기 자금 등에 힘입어 이번 주와 비슷한 강보합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커지며 구(舊)경제 분야의 주식들이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미국 기술주 변동성 확대에 따라 국내 대형 기술주들의 조정도 확대되고 있어 증시의 큰 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핸드폰, 자동차 등 미국향 소비재 수출주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성장주 가운데서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지수가 2,350~2,450포인트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소다. 이번 주 외국인들은 반도체, 자동차 업종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0.8조여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와 지수 상승이 계속된다면 외국인 수급 역시 회복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에 기대가 큰 자동차 업종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배터리 관련주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바이러스 확산이 적합해지는 가을로 접어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험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역규제가 느슨해진 유럽·인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은 위협 요인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성과가 드러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제약사들은 당국의 사용승인에 대비해 이미 생산을 시작해 시장을 선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가을 2차 대유행이 빨라질 경우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보건당국의 긴급 사용승인이나 조건부 허가가 앞당겨질 수 있으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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