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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만년2위 아디다스, 왜 한국선 나이키보다 잘나갈까

연예인 내세워 주력상품 광고

젊은 팬들 따라하며 판매 돌풍

국내 점유율 14%로 2%P 앞서

발빠른 '무신사 입점' 효과도

브랜드 랭킹 아디다스가 2위

관심도 적은 나이키는 6위에

‘나이키 > 아디다스’는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스포츠 의류시장의 깨지지 않는 공식이다. 나이키가 공개한 지난 3~5월 매출은 63억1,000만달러(약 7조3,000억원)로 비슷한 기간인 아디다스의 올해 2·4분기 매출 35억79만달러(약 4조 8,000억원)의 약 1. 5배 수준이다. 나이키의 본고장이자 스포츠 의류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는 나이키의 시장점유율이 아디다스를 4배 이상 앞선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압도하지 않는다. 나이키코리아와 아디다스코리아 모두 공시 책임이 없는 유한회사라 정확한 매출이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오히려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제쳤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유로모니터로부터 받은 국내 스포츠 의류 브랜드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디다스의 시장점유율은 14.4%, 나이키는 12.4%로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앞섰다. 업계에서는 아디다스가 스포츠 스타 대신 래퍼 등 연예인 마케팅에 주력했고 국내 패션 e커머스 1위로 오른 무신사에 발 빠르게 입점하는 등 판매전략을 잘 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무신사가 발표하는 브랜드 랭킹에서도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압도하고 있다. 무신사의 브랜드 연간 랭킹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무신사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인 무신사스탠다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나이키는 6위다. 무신사 관계자는 “브랜드 랭킹은 브랜드별 매출 규모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밀레니얼 세대에서만큼은 아디다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에 무신사가 커가면서 아디다스의 시장점유율 역시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디다스는 무신사 초창기부터 입점한 브랜드 중 하나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아디다스는 무신사가 웹진 수준일 때부터 입점했다”며 “무신사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디다스의 무신사 내 매출 역시 커졌다”고 설명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 명품마저도 뒤늦게 무신사에 들어오는 등 무신사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미리 무신사에 입점한 아디다스의 국내 판매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가 연예인 마케팅에 집중한 점도 국내 돌풍의 요소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쇼미더머니’다. 아디다스는 엠넷(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시즌 1부터 브랜드 협찬을 담당했다. 특히 2015년 쇼미더머니 시즌 4에서는 인기 래퍼 도끼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고 도끼가 신고 나온 ‘슈퍼스타’가 국내에서 100만족이 넘게 판매되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도 아디다스는 주력상품 ‘울트라부스트’를 쇼미더머니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등 스트리트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힙합계와의 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아디다스 본사의 전략과도 일치한다. 아디다스는 2015년 힙합 뮤지션 카녜이 웨스트와 협업해 ‘이지부스트’를 출시했다. 아디다스의 대표상품으로 등극한 이지부스트는 출시 4년 만인 2019년 1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쇼미더머니가 한창 유명세를 떨칠 때 아디다스에 대한 인기가 가장 높았다”며 “힙합 뮤지션들이 아디다스를 애용하기 시작하자 젊은 팬들 역시 아디다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나이키가 주도하고 있는 NBA와 EPL 등 프로선수 유니폼에 대한 수요가 한국에서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나이키 점유율이 높지 않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전체 스포츠 중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가 가장 높은데 프로야구 구단 중에서 나이키가 만든 유니폼을 입는 구단은 10개 구단 중 키움히어로즈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기가 높다는 축구 국가대표의 유니폼도 나이키가 후원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적은 탓에 2018년 월드컵 당시 나이키가 신소재인 ‘베이퍼니트’를 한국에는 적용하지 않았다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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