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85·사진)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에 500억원을 쾌척해 인공지능(AI) 핵심인재 육성에 나선다. 지난해 4월 경영일선에서 전격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으로 ‘AI 퍼스트’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2면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명예회장은 KAIST에 거액을 기부해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AI 융복합 인재 양성을 뒷받침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등에 크게 뒤처진 대한민국의 AI 수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부를 결심한 김 명예회장은 올봄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과 함께 신성철 KAIST 총장을 만나 AI 인재 양성의 뜻을 밝혔다. 이후 양측은 500억원의 용처를 놓고 오랫동안 협의한 끝에 건물을 짓기보다는 학생 장학금, 교수 연구비와 초빙비 등에 사용하기로 공감대를 모았다. 양측은 올 추석이 지난 후 기부협약을 맺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원육영재단의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KAIST에 기부한다는 방침은 일찍이 세웠지만, 사용처 등 협의해야 할 세부 조건이 많아 오랫동안 논의를 거듭해왔다”고 전했다.
김 명예회장이 AI 인재 양성을 위해 KAIST를 선택한 것은 KAIST가 이 부문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KAIST는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일 뿐 아니라 AI 산학연 조직인 ‘AI원팀’의 멤버라는 점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실제 KAIST는 지난해 가을 ‘AI 대학원’을 개설하는 등 AI 인재 양성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KI(KAIST INSTITUTE)에서도 AI를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AI 연구원’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는 제조업이나 의료·교육·문화 등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신산업을 키울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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