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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아범아, 이번엔 내려오지 말거라" 추석에도 거리두기, 마음만 함께하기

■언택트 추석, 180도 바뀐 명절풍경

코로나 확산에 "귀성·역귀성 자제"

벌초대행 작년보다 1,000여건 늘고

화상통화·실시간방송 '온라인 성묘'

고향 부모님댁에 차례상 대리쇼핑

해외여행족은 국내호텔서 '호캉스'



“고향에는 못 내려가 부모님께 화상통화로 안부 인사를 전하고 온라인쇼핑몰에서 선물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전라남도 완도군이 고향인 강모씨는 매년 추석 연휴면 꼭 고향 집에 들렀지만 이번에는 그냥 서울 집에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그는 “고향 내려가는 길도 가뜩이나 먼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게소 이용도 불편하다고 하고 이동할 때 감염 위험도 높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추석 연휴에 다 같이 이동하지 않아야 코로나19도 좀 잡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는 물론 국내 이동까지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맞게 됐다. 정부가 추석 연휴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이동자제를 권고하면서 이 같은 변화에 맞춘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벌초대행 서비스를 비롯해 성묘나 차례를 온라인으로 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화상통화 기술 지원이 잇따르고 유통가에서는 온라인 대리쇼핑이나 간편식이 확대되고 있다. 또 호텔가는 해외여행 대신 ‘추캉스(추석+바캉스)’를 택한 국내 고객들의 수요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고향방문 자제 및 벌초대행 서비스 이용을 권고하는 가운데 지난 18일 충남 서천군 벌초대행 현장에서 산림조합 소속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벌초는 대행…성묘·차례는 온라인=최근 각종 인터넷커뮤니티에는 벌초대행 서비스 관련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부모님이 알아서 대행업체에 맡길 테니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거나 ‘괜찮은 업체를 소개해달라’는 글들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추석 벌초를 대행업체에 맡기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142개 산림조합에서 실시하는 벌초 도우미를 비롯한 종합적인 묘지관리 대행 서비스에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정부도 벌초대행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면서 관련업체들은 인력을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산림조합중앙회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번 추석 기간에 벌초 도우미 예약은 3,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건 이상 늘었다.

또 지역별 추모공원들이 잇따라 폐쇄되거나 ‘추모객총량제’ 등을 실시하면서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 시스템’은 온라인 성묘 사이트로 전국의 주요 온라인추모시설을 안내하며 영정·헌화·분향·차례상·사진첩 등 온라인상에서 추모관을 꾸밀 수도 있다. 성묘 기능도 있어 이미지를 만들고 가족들과 소셜미디어로 공유한다.

LGU+tv사용자가 22일 U+tv가족방송 서비스를 이용해 먼 곳에 있는 손주들과 생중계로 안부를 묻고 있다./사진제공=LGU+


화상통화나 실시간 생방송 기능을 활용해 차례를 지내는 이색풍경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고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내거나 안부를 묻는 것이다. 카카오톡의 화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톡’을 활용할 수도 있고 LG유플러스의 ‘U+tv 가족방송’ 앱을 이용하면 U+tv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1대1 생방송 중계가 가능하다. 통신사와 상관없이 ‘U+tv 가족방송’ 앱을 내려받은 후 ‘생방송’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화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지자체들은 독거노인처럼 화상통화를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도 가족과 안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차례상 준비는 비대면으로 간편하게=귀성을 포기하는 ‘귀포족’, 집에서 추석을 맞는 ‘홈추족’ 증가로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차례상 준비도 간편하게 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직접 부쳐 파는 전은 필요한 만큼 구매해 먹을 수 있으면서도 명절 분위기를 낸다는 장점을 가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이마트의 가정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이 지난 2014년 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6억원으로 5년 만에 3.5배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마트는 피코크 제수용품 물량을 약 20% 확대하는 등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고향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부모님을 위해 대신 장을 봐 드리는 ‘대리쇼핑’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향에 내려가 음식 준비를 함께 하지는 못해도 온라인 배송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모님의 일손을 덜어드리려는 것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21일 자사 온라인몰에서 원래 등록한 주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배송지를 변경해 물품을 주문한 고객이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홈플러스는 배송지를 부모님 주소로 변경해 주문하면 이와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빠르고 신선하게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가위 밥상은 호텔 조식으로=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는 대신 해외여행을 주로 하던 ‘여행족’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고 이동제한으로 국내 여행도 어려워지자 시내 고급호텔에서 ‘추캉스’로 대신하는 분위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의 호텔 예약률(22일 기준)은 강원도가 평균 94.9%, 제주도가 56%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외국인 고객을 잃은 호텔업계에서 다양한 맞춤형 패키지로 내국인 고객 모으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매년 추석 연휴에 대규모 이벤트를 선보이던 서울신라호텔은 올해 행사 규모를 줄이고 야외정원에서 한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다음달 2일까지 운영되는 ‘고메홀리데이’ 때는 한식 코스와 함께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추석 연휴를 객실에서 보내면서 조용하고 완전한 휴식을 꿈꾸는 고객을 위한 ‘호텔콕’ 상품도 마련됐다.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는 여성들이 추석 명절 증후군 대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엄마 없다’ 패키지와 가족 호캉스를 위한 ‘차례차례’ 패키지를 선보였다. ‘엄마 없다’ 패키지는 하루 종일 바다를 보며 티타임·브런치·애프터눈티·와인 등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라운지 이용권과 모닝 요가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차례차례’ 패키지는 온 가족이 함께 온돌방에서 윷놀이나 보드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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