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려워진 바디프랜드가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00억원 운영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만기는 2년, 금리는 연간 4.05%입니다.
연내 상장 계획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면서 시장성 자금 조달을 재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IPO 계획을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5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번에 두 번째 발행입니다.
신용등급이 BBB+에 불과한데다 직원들과의 내부 갈등,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이번에도 공모 대신 사모 회사채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 회사채는 신용등급이나 금융감독원 공시 의무 없이 인수 기관과 금리만 조율해 발행이 가능합니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기업으로선 ‘미매각 물건’이라고 낙인찍히는 신용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지요.
바디프랜드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 1위 업체로 안마의자 제조·판매가 주력 사업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라텍스매트리스와 정수기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사업 안정성은 양호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수익성 하락과 운전자본 부담 등으로 회사의 차입금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렌탈계정수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 큽니다.
매출채권 유동화 증권 규모가 큰 것도 재무지표엔 부담입니다. 회사는 물건을 일시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 렌탈료를 받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요. 초기 투자비용이 대규모로 들어가고 회수는 장기적으로 이뤄집니다.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디프랜드는 2018년부터 매출채권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는 IPO를 준비하면서 재무안정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왔습니다. 2014년 183%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 약 85%로 줄었습니다. 광고선전비를 대거 투입해 글로벌 스타인 방탄소년단(BTS)를 비롯해 가수 겸 배우 이정현, 김태희, 비 등 톱스타들을 기용해 온·오프라인 광고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짓 광고에 따른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질적 심사기준 중 하나인 ‘기업의 투명성’이 훼손된 영향이 큽니다. 상장을 통한 대규모 현금 조달 계획이 미뤄지면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시장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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