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편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며 김주명·오성규 박 시장의 전 비서실장이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호소를 바라보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박 전 시장과 각별했지만, 그를 딛고 가겠다”고 말했다.
29일 오 전 비서실장은 김 전 비서실장과 공동으로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게시해 “인권위 조사가 편견과 예단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김·오 전 비서실장은 “최 위원장이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박 시장의 강제추행을 기정사실화했다”며 “인권위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마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의 공개사과와 인권위 조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보장 조치를 요구하며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7월16일 고한석·오성규·김주명·허영 등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시장 비서실장을 업무상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김세의 가세연 사내이사는 “박 시장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지했거나 적어도 보고를 받았을 것임에도 피해자를 다른 부서로 전보해주거나 박 시장에게 무리한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조했다”며 “박 전 시장의 추행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비서실 직원들과 부시장 그룹의 철저한 지원과 방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1일 김 전 비서실장 측은 박 시장의 강제추행을 방조한 사실이 없다며 가로세로연구소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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