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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야단법석]'대기업 수사'로 하반기 바빠지는 중앙지검

SPC 압수수색 영장 청구..."차질없이 수사 진행중"

금호 '부당 내부거래'도 수사, 반부패부 투입 가능성

삼성사건 잔여수사도 남아있어 "조만간 결론낼듯"

옵티머스·론스타도 수사착수...'서둘러 성과내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의 경제범죄 사건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초 단행된 검찰 하반기 인사 후 기업 수사에 속도를 내며 올해 안에 주요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진휘 4차장 산하 경제범죄 관련 수사 부서들은 기업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넘겨 받은 SPC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정승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앞서 SPC 수사팀은 수사 착수 후 2주 만에 SP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를 강제수사 방침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수사팀은 “차질 없이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수사팀은 공정위로부터 SPC 관련 의혹 규명에 필요한 자료들을 최근 모두 확보해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영장 등을 다시 청구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SPC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룹 내 부당지원을 통해 계열사 SPC삼립에 414억원의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파악됐다. 파리크라상 등 생산계열사 제품을 구매할 때 삼립을 거치도록 해 ‘통행세’를 받은 방식이다. 삼립에 이익을 몰아준 것은 그룹 내 승계 과정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공정위는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맞춰 SPC 사건을 ‘일감 몰아주기’와 ‘부정승계’ 의혹으로 나눠 이른바 ‘투트랙’ 수사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공정위의 고발로 검찰에 넘어오는 또 다른 사건은 금호아시아나 건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역시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도 원래대로라면 공정거래조사부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정위가 금호의 경우 SPC 사건과 달리 박삼구 전 회장을 직접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면서 사건 성격 자체가 총수 일가를 수사해야 하는 만큼 반부패수사2부(정용환)에 배당할 것을 검찰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만간 검찰에 공식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하며 박 전 회장,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업체에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넘기는 대신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해당 해외 업체가 인수하도록 했고,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는 금호고속에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고속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가장 높은 계열사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재판을 전담해 준비 중인 특별공판2팀(김영철 부장검사)도 삼성 관련 잔여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판2팀은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과정에 가담한 삼정 회계법인 관계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바이오 전·현직 임원들을 기소했지만 삼정 회계법인 관계자들은 기소하지 않았다. 공판2팀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이달 22일이라 공판2팀이 잔여수사를 마무리해 관련자를 추가 기소할 경우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다만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 고위 임원들도 아니고 회계법인 관련자들이라 비교적 파급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수사 외에 검찰은 다른 경제범죄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최근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사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이었던 KEB하나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주요 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한 후 수사 재개 신호를 날린 셈이다. 검찰은 최근 경제범죄형사부를 비롯해 수사에 반부패수사2부 검사들도 투입했다. 이로써 옵티머스 수사팀은 경제범죄형사부 검사 5명, 반부패수사2부 검사 3명 등 총 8명의 검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부패부 검사들은 펀드 사기 본건과 별개로 옵티머스 경영진의 정치권 및 재계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과거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불법 매각한 의혹도 검찰은 2006년 처음 수사한 이후 14년 만에 재수사한다. 앞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법적 자격이 없음에도 우리 정부 고위관료들이 매각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센터는 김 전 경제부총리,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 김석동 전 금융감독위원장 등을 지난해 12월 고발했다. 고발 10개월 만에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2003년 발생한 사건인 만큼 검찰은 피고발인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지부터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기소된 피고인들의 공범으로 적시된 인물 등은 시효가 남아 있고 해외로 출국해 기소중지 된 관련자도 시효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단위의 지방청인 중앙지검은 지난달 초 검찰 인사 후 수사 결과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특히 큼지막한 사건을 많이 다루는 4차장 산하 검사들은 성과를 서둘러 내려고 한다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탈이 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SPC 사건 수사팀의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 외에도 최근 4차장 산하 수사부서를 비롯해 중앙지검 전반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기각하는 사례가 최근 늘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법원에서 부쩍 영장을 기각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해 수사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인사 후에는 다 같이 열심히 수사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성과를 빨리 내려는 경향이 있다”며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곧 자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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