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달 제품 가격이 1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초 ‘롤러블 TV’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소비자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의 역대 최고가 TV인 롤러블 TV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들이 1억원이라는 가격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가격대를 고려해 소수의 국내 최우수 고객(VVIP) 대상 예약판매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전용 사이트를 열고 국내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VVIP 고객 대상 초청행사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LG전자는 세계 첫 롤러블 TV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사전 프리미엄 마케팅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이 제품을 전시하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롤러블 TV의 가격은 1억원 수준이다. 현재 LG전자가 판매 중인 최고가 TV인 ‘8K 올레드 88형’ TV의 출하가격 5,000만원보다 두 배나 비싸다. LG 롤러블 TV는 65인치 화면에 4K 화질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시장성을 감안해 롤러블 TV의 가격을 1억원 미만으로 책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LG전자는 제품 가격을 1억원으로 정했다. 앞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올해 1월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가 쉽게 수용하는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초기 제품 확산의 관건”이라며 “고객이 롤러블 TV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가 2019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19’에서 첫선을 보인 롤러블 TV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 제품이다. TV를 시청할 때는 화면을 펼쳐 보다가 시청하지 않을 때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는 방식이다. 백라이트가 없어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있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2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당초 지난해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양산 지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출시 시기가 미뤄졌다.
일반 고객 판매는 VVIP 고객 초청행사가 끝난 뒤 이달 말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제품의 특성상 대량 생산보다는 주문 제작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소비자들이 과연 1억원 초고가 TV에 선뜻 지갑을 열지에 쏠린다. LG전자가 일반 판매에 앞서 소수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판매에 나선 것도 이 제품의 높은 가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롤러블 TV의 가격이 비싸 대중적 수요는 크지 않겠지만 가격을 떠나 혁신적인 제품에 열광하는 일부 소비층도 있는 만큼 예약판매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단순히 부유한 고객을 목표로 하지 않고 구매력과 함께 혁신적 정보기술(IT) 제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번 사전 예약판매 성과와 국내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롤러블 TV의 해외 시장 출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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