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뒷북경제] ‘WTO 사무총장 출마’ 유명희, 타국서 추석 잊은 지지 호소

2일까지 제네바, 스웨덴 등서 선거운동

1라운드 가뿐히 통과했지만... 2라운드 안갯속

文대통령도 지지 요청 동참... 정부 역량 총동원

'국력 현주소' 확인할 계기, 2라운드 결과 연휴 직후 전망





추석 연휴를 코 앞에 둔 지난달 27일 자정 무렵,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1라운드(1차투표)를 통과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당일부터 한창 귀성·귀경객이 뒤엉키는 2일까지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를 포함해 스웨덴 등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워킹맘’인 유 본부장이 타국에서 ‘지지호소’를 하며 올해 추석을 맞은 것이죠.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5일까지 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를 위한 회원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명절을 잊은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1차 라운드를 통과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2차 라운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1 라운드 가뿐히 통과... 2라운드는?

WTO는 지난달 18일 유 본부장을 포함해 영국과 케냐,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5개국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거 1라운드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던 멕시코, 이집트, 몰도바 3개국 후보는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유 본부장 2차 투표 진출은 현직 통상장관인 유 본부장의 전문성이 인정받고 정부 각 부처 간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유 본부장은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미국 방문 등을 통해 140개 회원국을 접촉하고 지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각 회원국 고위직을 상대로 유세를 펼쳐야 하는 만큼, 절대다수의 유권자와 일일이 악수하며 ‘민심을 훑는’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통상당국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역시 ‘선거’인 만큼 실제 눈을 마주친 ‘대면 지지호소’가 역시 중요한 모양입니다. 유 본부장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를 뚫고 미국으로, 유럽으로 유세를 다녔습니다. 유 본부장은 지난달 18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 머물며 미 정부와 업계, 전문가 등과 협의를 했습니다. 이 같은 영향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러고 나서 직후인 지난달 18일 WTO에서 유 본부장이 1라운드를 통과했다는 낭보가 들려왔죠. 2라운드 결과는 오는 6일 회원국 간 협의 절차가 끝난 이후 일주일 가량 간격을 두고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모든 발표 스케줄은 WTO 사무국이 정하는 것이지만, 1라운드 결과가 예상보다 3~4일 가량 일찍 발표된 만큼 2라운드 결과 발표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잘하면 추석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그 주에 2라운드 결과를 받아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전경. /연합뉴스




추석 연휴 직후 2라운드 결과 나올 수도

역시 중요한 건 선출 가능성일 겁니다. 유 본부장이 최초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을 당시 유 본부장의 최종 선출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그 동안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아프리카 차례라는 관측이 많고, 여전히 수출규제를 거두지 않고 있는 일본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변수로 분석됐죠. 유 본부장한테 ‘한국은 친(親)미냐, 친중이냐’를 묻는 외신 기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이 미중 간 역학 관계에서 WTO 다자무역체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인 외부 시각이 많다는 말이겠죠.

하지만 1라운드 통과라는 첫 관문을 잘 통과한 만큼, 2라운드 결과에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2라운드 통과는 1라운드보다 훨씬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1라운드를 통과한 5명 가운데 최종 후보 2명을 가립니다. 회원국 당 2표씩 찍는 투표에서 최소 2위는 해야 2라운드 통과가 가능합니다. 일각에서는 2라운드에서 ‘표 몰아주기’ 같은 일종의 선거 공학이 작동할 여지가 커진다고 합니다. 1국당 1표씩일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거죠. 외신에 따르면 ‘지역 안배’ 차원에서 유리한 아프리카 후보들이 다수 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아프리카 후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 본부장이 추석도 잊은 채 유럽으로 날아간 이유이기도 하죠.

유 본부장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제네바에서 15개국 장관급 인사, 다수 제네바 주재 WTO 대사들과 접촉한 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안나 할베리 통상장관과의 한-스웨덴 통상장관 회담도 가졌다. 특히 유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친서를 직접 스웨덴 측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남은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정부도 유 본부장 당선을 위해 범부처로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문 대통령 역시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 간 전화 통화로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2라운드 투표 결과는 정부가 능력을 총동원해 각국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냈는지를 보여줄, 즉 국력을 확인할 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