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무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밀어붙이기가 올해 9월까지 수상태양광발전설비 설치 ‘제로(0)’라는 결과를 낳았다. ‘친환경’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환경파괴와 난개발을 우려한 주민의 반대가 거센데다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뒤따랐기 때문이다. 정부의 올해 수상태양광발전설비 목표는 40개였다. 이대로라면 오는 2022년 500개까지 늘리겠다던 수상태양광발전설비는 현재까지 설치된 10개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채 밀어붙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설치될 계획이었던 총 113개 수상태양광발전설비 가운데 완공된 것은 2%, 10개에 그쳤다. 2018년 사업비 총 1,930억원을 들여 26개를 새로 지을 계획이었으나 이 중 9개만이 설치됐고 지난해에는 목표치 47개 중 단 1개만 지어졌다. 심지어 올해는 사업비 1,880억원이 투입돼 40개를 추가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현재 완공된 것은 제로다. 농어촌공사 측은“ ‘저수지 미관을 해친다’ ‘태양광 패널에 포함된 중금속으로 인해 수질오염이 우려된다’ 등의 이유로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로 포장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현실을 외면한 결과인 셈이다.
청와대는 앞서 2018년 4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저수지 태양광 활용 공동화 활성화 TF 회의’를 개최해 2022년까지 수상태양광을 500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각 부처는 저수지 부지 임대료 차등화, 재정 지원, 허가기준 완화 등 대대적인 지원을 마련하는 등 ‘특혜’ 논란이 일 정도로 수상태양광 밀어주기에 나선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한 태양광 사업이 용두사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양준·김우보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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