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과 감소를 반복하면서 ‘의사 영업’이 줄어들자 대형 제약사들은 판매관리비(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는 반면 중소 제약사들은 신규 시장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종근당(185750)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74.7% 늘어난 6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존 판관비 감소와 제품 판매 성장 두 가지 덕분이다. 종근당의 경우 영업활동 비용에 포함되는 판관비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22.4%에서 올 상반기 17.4%로 줄어들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동아에스티(170900)도 판관비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31.6%에서 올해 26.3%로 크게 줄면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3.7% 늘어난 436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의사초청 심포지움 같은 고비용 대면 영업보다 웹세미나, 온라인 투어 등 1대 다(多) 영업활동을 전개하니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며 “의료전문 포털 사이트를 통해 수천 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신제품 출시 마케팅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양방향 의견 교환을 하는 영업은 오히려 강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제약사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시장을 새로 개척해야 하는 중소 제약사들은 영업 활로가 막혀 고전하고 있다. 온라인 컨퍼런스 등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중소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대면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병원들은 의사를 만나 영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고, 그나마 코로나19로 환자 수가 급감한 소형 병·의원을 상대로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비대면 영업은 대형 제약사가 아니면 의사들을 모으기 힘들다”며 “중소제약사 입장에서는 대면 영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 탓에 병원 문턱 넘기조차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3·4분기에도 영업활동 제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제한은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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