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의 건설 자회사인 코오롱글로벌(003070)이 스마트팜 투자에 나서는 등 본업과 연계한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지만 최근 신사업 기대감 덕에 여타 건설사와 달리 주가 역시 크게 뛰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레팜의 사업 확대를 위해 사무실 제공과 같은 여러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 코오롱글로벌은 올레팜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기업가치(EV)는 250억원으로 책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레팜의 다음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설립한 올레팜은 스마트팜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컨테이너에서도 딸기와 같은 과수를 키울 수 있는 재배 시스템을 개발했다. 충청남도 당진시와 올레팜은 산업단지 안에 1만8,000여㎡에 달하는 딸기 생산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코오롱 자회사로 건설·상사·자동차 판매 등 사업을 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지금껏 스타트업 투자는 물론이고 신사업 확대에 비교적 소극적인 편이었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관계기업 20곳 중 대부분은 고속도로와 골프장, 산업단지 등으로 이중 스타트업은 올레팜이 유일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본업과 연계한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중소기업인 다이나믹스탠다드 주식 35만 5,613주를 취득해 상호를 코오롱모듈러스로 변경했다. 지분율은 51%다. 코오롱모듈러스는 공장에서 주요 구조물을 제작하고 현장에서 이를 레고처럼 조립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이른바 모듈러 건축 사업을 하는 곳이다. 코오롱모듈러스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은 음압병동을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데 더해 두바이에 민간 주차 시설 운영사업 수주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중소기업인 엑시아머티리얼스에서 소재를 공급받아 코오롱모듈러스가 시공을 하는 방식이다. 엑시아머티리얼스는 올레팜에 전환사채(CB)를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3년 간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던 주가도 토목 부문의 풍력사업과 코오롱모듈러스의 신사업 기대감 덕에 지난 3개월 간 2배 이상 올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의 수주가 지연되면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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