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 오너일가가 두산퓨얼셀(336260) 지분 20%가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처분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블록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은 전체 물량 중 50%가 들어왔다. 이날 블록딜로 처분한 주식은 목표금액의 절반인 2,000억원에 그쳤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4만3,250원)에 할인율 최대치인 18%를 적용한 3만5,465원이다. 매도자 측은 할인율 범위로 13~18%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블록딜은 국내 기관투자자보다 해외 투자자의 참여가 높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 투자자 요청 물량은 160만주, 해외 기관은 400만주로 최종 집계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블록딜을 위해 내놓은 물량은 두산퓨얼셀 총 발행주식의 19.7%인 1,093만주가량이다. 이날 8시 기준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560만주에 그쳤다. 장 전까지 주관사단은 부족한 수요 모집에 나섰지만 결국 물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두산중공업(034020)에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무상 증여하기로 결정한 오너일가는 담보 설정 해지를 위해 대출을 상환하려 남은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놨다. 두산퓨얼셀은 지주사 두산이 최대주주로 있다. 두산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은 18.05%(보통주 기준)이다.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 7.38%, 박지원 부회장이 4.92%를 갖고 있다. 이번 블록딜로 오너일가 지분율은 기존 65.08%에서 54.98%로 낮아졌다.
이번 블록딜로 확보한 현금 전액은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상환과 양도세 납부에 쓰일 예정이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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