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가 ‘가전 특수’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과 LG의 새로운 전장(戰場)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소비가 점차 되살아나고 재택근무 등이 보편화하면서 양사는 올해 3·4분기 역대급 실적을 앞두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IC) 인근은 양사의 가전 브랜드를 강조하는 야립 옥외 광고물이 잇따라 서 있다. 이 지역은 경부고속도로에서도 통행량이 많고 상습 정체구간이어서 옥외 광고물 주목도가 특히 높다. 광고업계는 해당 광고물의 가격이 지역의 특성상, ‘광고료 최상급’인 월 1억~1억5,000만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옥외 광고대전의 시작은 올해 4월 ‘가전은 역시 LG’ 슬로건을 내건 LG전자부터였다. 해당 광고물은 직전까지 스마트폰 V50을 홍보했던 자리였다. LG전자는 가전 슬로건 바로 맞은편 하행선에는 가전 주력제품인 ‘올레드 TV’를 앞세워 가전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도입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이 지역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까지 양재IC 인근 야립 옥외 광고물을 활용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8월, 수년 만에 경부고속도로 핵심 스폿을 차지하며 눈도장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코로나19에도 역대급 실적을 바라보는 가전사업을 한껏 띄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한다. 최근 거주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양사는 ‘소비자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가전에 지갑을 열 것’이라고 판단, 가전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가전시장에서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이 양사의 고민”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대면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와 마주하지만 거리를 두고 있는 야립 옥외 광고물의 장점이 코로나19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는 8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 63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LG전자의 경우 매출 16조1,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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