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따리상 ‘다이궁’이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11월11일)를 한 달여 앞두고 물량 확보에 시동을 걸면서 국내 면세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수 진작으로 다이궁들이 활동을 재개하자 면세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던 영업장을 일부 개장하는 등 수요에 대비하고 나섰다.
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이달 5일부터 제주 시내면세점 일부 매장을 다시 개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지 4개월 만이다. 롯데면세점은 화장품 매장 일부를, 신라면세점은 화장품 매장과 홍삼 등을 판매하는 정관장 매장을 열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후 2~6시이며. 주말엔 열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다이궁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화장품과 홍삼 등 이들이 선호하는 제품 매장 위주로 일부 운영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인들의 방한길이 막히자 등장한 다이궁은 국내 면세시장의 ‘큰 손’으로 통한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여객수가 90% 급감한 올해도 일부 다이궁들의 수요가 계속돼 국내 면세점 매출 감소는 37%에 그쳤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한 후 내수 진작에 적극 나서면서 다이궁들의 활동도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였던 지난 1~4일 중국 내 관광 수입은 5조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비 회복 흐름은 하루에만 44조원의 매출이 나오는 중국 광군제로 이어지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하반기 중국 쇼핑 시즌 수혜로 9월부터 매월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바 있다. 광군제가 특수가 극대화됐던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882억원으로 작년 한 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소비 회복의 영향은 국내 면세점 매출에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매출은 1조4,441억원으로 4년 만에 1조원대가 깨진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회복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이었던 지난 1월 2조247억원과 비교하면 70% 수준이지만, 외국인 고객 수도 계속 늘면서 회복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궁들이 늘어도 자가격리 비용이 송객수수료에 붙으면서 이익 측면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겠지만 당분간 단체 관광객 회복 가능성이 낮아 다이궁들의 귀환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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