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잇단 화재로 문제가 된 전기차 코나(코나 EV)에 대해 리콜을 하기로 했지만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이 화재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코나 차주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이상이 있으면 배터리를 교체해주겠다는 현대차의 리콜 방침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6일부터 코나EV 2만5,000여대를 대상으로 BMS를 업데이트한 뒤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 줄 예정이다.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술상, 제작상 책임을 인정하느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책임을)인정한다”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솔루션은 일부 찾았으며 리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코나EV 차량에 대해 충전완료 후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확인돼 제작사의 자발적인 리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코나EV가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 9건, 해외 4건 등 총 13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나EV 배터리셀 제조사인 LG화학은 이 같은 진단과 리콜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LG화학은 국토부의 코나EV 리콜 실시 발표에 대해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현대차와 공동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도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코나EV의 화재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 리콜 조치가 배터리 전면 교체가 아닌 ‘BMS 업데이트 후 이상 시 배터리 교체’로 결정되면서 소비자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코나 차주들은 전기차 동호회 카페 등에 “BMS 업데이트가 리콜이냐”는 식의 글을 올리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곳에는 ‘현대 전기차 코나 충전기 사용 중지’라는 고지문이 부착되기도 했고, (화재 예방을 위해) 80% 정도 충전을 하고 충전 후 바로 주차면에서 이동 주차 해달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국토부 홈페이지에는 “화재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전국 공영 주차장의 코나EV 출입과 공영 충전기에서의 코나EV 충전을 금지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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