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IT 인프라 사업부를 분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고속 성장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BM은 이날 고객사의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사업부를 분사해 새로운 상장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IT 인프라 사업부는 이 회사의 매출액과 인력의 약 25%를 차지한다. 지난해 이 회사 연간 매출액 771억5,000만달러(약 89조원) 중 이 사업부가 19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전체 직원 35만2,600명 중 약 9만명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사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채택하면서 사업은 쪼그라들고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 돼 왔다.
이번 분사는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가 IBM의 주력 사업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IBM의 클라우드 사업을 이끈 뒤 올해 4월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크리슈나 CEO는 “우리는 IBM의 미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정의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고객 수가 크게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 100년을 넘긴 IBM은 그동안 핵심 사업을 끊임없이 바꾸며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옮겨왔다. 1980년대 IBM PC를 출시하며 PC의 대명사가 됐지만 2005년 중국 레노버에 이 사업을 매각했다. 2015년에는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로 변신하겠다며 설계는 계속하되 제조는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에 넘겼다. WSJ은 “하지만 이들 거래 중 어떤 것도 이날 발표된 분사만큼 규모가 큰 것은 없었다”며 이번 분사 조치가 “미국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상징적인 IT 기업 중 한 곳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평했다.
시장은 IBM의 분사 결정을 반겼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IBM의 주가는 전날보다 5.94% 상승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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