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개성 표출의 수단으로 승화시키는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스크가 그야말로 생활이 된 상황에서 마스크를 답답하고 거추장스러운 굴레로 여기는 대신 패션센스를 높여주는 ‘패션템’으로 활용해 ‘코로나 블루’를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신디 크로퍼드, 디자이너 토리 버치, 케이트 미들턴 등 셀럽들이 의상·장갑·슈즈·가방과 매칭하는 패션의 화룡점정으로 자신의 마스크를 소개하는 ‘마스크 패션 인증샷 퍼레이드’를 공개했다. 일본 역시 200여종의 패션 마스크를 모아놓은 마스크 전문매장 ‘마스크닷컴’이 오픈한 가운데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붙여 장식한 110만원짜리 마스크도 관심을 끌었다.
9일 11번가가 발표한 소비자의 구매 및 관심의 척도인 검색어 추이를 살펴보면 7~8월과 비교해 9월~10월6일 마스크 관련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DIY 마스크 비즈 검색 횟수가 1,200% 증가했다. 마스크 목걸이도 15%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마스크패치가 169%, 명품마스크가 28%로 늘었다.
이밖에 마스크 보관 케이스, 피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마스크에 부착하는 얼굴 가드형 액세서리, 마스크 외부에 붙여 입냄새를 제거하는 아로마 피톤치드 패치, 휴대용 LED 마스크 살균 건조기 ‘드라스터’ 등이 마스크 패션의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로써 패션 마스크뿐만 아니라 마스크 목걸이, 향을 관리하는 마스크패치, 항균·향기 마스크 파우치 등 마스크 액세서리 시장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떠올랐다.
백화점에 입점된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존폴쥬얼리’는 14K·18K 옐로·화이트·핑크골드로 만든 165만원짜리 마스크 스트랩을 선보였다. 아트피버는 별, 스퀘어 큐빅, 하트, 클로버, 열쇠 등 다양한 문양의 참으로 팔찌, 목걸이, 마스크 걸이 등 일곱 가지 스타일로 변형 가능한 ‘참(charm) 러브 쥬얼리’를 와디즈에서 이날 론칭했다.
G마켓과 옥션, 해외직구 사이트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선보인 마스크가 인기다. 일회용에 질린 소비자들은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마스크 필터 교환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럭셔리 마스크를 선호하는 추세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몇 개를 소유하며 그날의 기분과 스타일에 따라 활용하는 ‘마스크 체인저’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멀버리의 타탄체크 마스크는 6만8,000원이며 버버리 고유의 체크무늬가 돋보이는 ‘빈티지 체크 코튼 페이스 마스크’는 16만원, 오프화이트의 ‘블랙 애로우 마스크’가 16만2,000원으로 가격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스크로 명품으로 즐기려는 젊은층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린오션글로벌은 지난달 선보인 ‘미니언즈’ 어린이 마스크가 완판된 후 미니언즈 캐릭터의 성인 패션 마스크를 10월 말 론칭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화이트·블랙 일색의 치열한 마스크 시장에서 벗어나 인체에 무해한 염료 개발과 마스크 부직포 염색의 한계를 뛰어넘은 퀄리티 있는 제품 개발에 중점을 뒀다”며 “향후 쥬라기월드·테디베어 마스크도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4일까지 서울 강남점 파미에스트리트 분수광장에서 ‘2020 신세계 마스크페어’를 진행한다. 청소년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 ‘널디’의 로고 마스크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UVC 자동 살균 기능에 적외선 LED가 나와 피부 트러블도 완화시켜준다는 공기청정 기능의 ‘엘리오니 퓨리마스크’ 역시 19만8,000원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심희정 라이스프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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