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전회사들이 미국 서부 해안의 3개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을 계기로 공기청정기에 관심이 높아진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걸고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의 공기청정기 수입액은 245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했다. 미국에 공기청정기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인 중국은 같은 기간 226억7,726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은 92.4%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2,01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점유율은 0.08%, 7위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한국 가전회사들은 현지의 인식이 변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승부를 겨뤄볼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청정기가 생활필수품이 된 한국과 달리 미국은 남부 산업지대와 동부 대도심을 제외하면 공기가 매우 좋은 편이어서 수요가 미미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는 최근 시장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공립학교나 식당들이 공기청정기 확보에 나서며 일부 제품이 품절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국 가전회사들은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올 들어 삼성전자는 무풍큐브, LG전자는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등을 선보였다. 무풍큐브는 599달러, 퓨리케어 360도는 1,299달러다. 중견기업인 코웨이(021240)는 에어메가 300, 위닉스(044340)는 AM90 등을 주력으로 삼고 대당 300달러 시장을 노린다. 현재 미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평균 100달러의 가성비를 강조하는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연스레 고급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한국 가전회사의 제품은 아직 판매량이 높지는 않지만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한 고성능 제품,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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