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개선사업비를 휴게소 운영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보상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까지 했지만 1년 가까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016년 전국 135개 임대 휴게소에 화장실 개선사업을 시행하면서 총사업비 415억원 중 310억원을 휴게소 운영업체에 부담시켰다. 송 의원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도로공사 소유의 자산으로, 휴게소 화장실의 실질 가치를 증가시키는 비용은 도로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도로공사는 화장실 개선비용을 운영업체에게 부담시키고 개선된 화장실은 공사 자산으로 편입시켜 자산가치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이후 감사원은 지난해 말 ‘휴게소 화장실 개선사업의 비용을 운영업체에 부담시키지 않도록 하고, 합리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지만, 도로공사는 감사원 지적이 이행됐는지 여부에 대한 송 의원실 질의에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며 올해 내로 연구 결과를 내놓겠다’는 답을 내놨다.
송 의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은 2,376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 27.8%나 감소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있는 휴게소에 화장실 개선사업 비용 보상은 ‘가뭄에 단 비’나 다름없겠지만, 언제 보상조치가 이루어질지 아직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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