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를 유통망으로 앞세운 카카오(035720)의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가 개편 한 달 만에 시청자 800만명을 확보했다. 카카오톡 메신저라는 강력한 플랫폼 파워와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를 저격한 ‘킬러 콘텐츠’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새로운 형태의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넷플릭스 위주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1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개편 후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 경험이 있는 사용자가 지난 6일 기준 약 한 달 만에 800만명 규모로 집계됐다. 총 콘텐츠 누적 재생 수는 5,870만회에 달한다.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연애혁명’은 공개 이틀만에 100만 조회수를, 이효리가 출연한 리얼리티 ‘페이스아이디’는 38만 조회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재생자 수가 조만간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TT 시장에서 독주 중인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756만, 출시 1년을 맞은 웨이브의 누적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관련기사
카카오TV가 빠르게 자리잡은 것은 카카오톡 메신저의 압도적인 접근성 덕분이다. 카카오TV는 지난달 1일 카카오톡 내 메뉴인 ‘#탭(샵탭)’, 톡채널 등에서 곧바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개편됐다.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4,5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으로 콘텐츠를 ‘직배송’ 해주는 셈이다. ‘플로팅 플레이어’ 기능으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채팅을 하는 동시에 작은 화면을 띄워 영상을 계속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힘입어 홈페이지가 아닌 카카오톡 내에서 콘텐츠를 재생한 비중이 전체 90%를 차지했다.
지상파에서 영입한 스타 PD가 포진한 자회사 카카오M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카카오TV의 무기다. 기존 카카오TV는 방송사 프로그램 다시보기, 야구 중계, 개인방송(라이브 방송) 등 기능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 개편과 동시에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을 대거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카카오M은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제작할 계획이다.
콘텐츠를 모바일에 최적화한 전략도 통했다. 기존 OTT는 극장이나 TV 매체를 기준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단순히 모바일에서 재생하는 수준이었다. 카카오TV는 기획단계부터 ‘모바일 맞춤 제작’을 표방한다. 모바일 재생환경에 적합한 세로형 포맷으로 제작하고, 영상 길이는 10~20분 수준의 숏폼을 유지한다. 세로 화면을 2분할하고, 출연자의 휴대폰 화면을 연결해 보여주는 등 새로운 편집 방식도 자유롭게 활용한다.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 본부장은 “당장은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이 목표”라며 “회원 수가 늘어나면 본격적으로 광고를 카카오TV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