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비비비가 조만간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격의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이번 투자 유치를 전후로 상장(IPO)의 갈피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비비비가 최근 한 코스닥 기업의 최대주주로 오르자 우회상장을 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비비비는 직상장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비비가 연말에 1,000억원 초반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모집 규모는 200~3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비비는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동화약품·산업은행·SK증권·미래에셋캐피탈·보광창업투자·아이디벤처스 등으로부터 220억원을 투자받았다. 현재 일부 구주에 대한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비비는 체외 진단 의료기를 개발하는 휴빛(현 녹십자메디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재규 대표가 2014년 10월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피 한 방울만으로 암·심뇌혈관질환·치매 등 만성 질환을 진단·관리할 수 있는 휴대용 면역 진단 시스템인 마크비(markB)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건강에 관한 지표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들 데이터를 손쉽게 전송·관리할 수 있다. 주로 대형 장비를 이용한 정맥혈 검사로 실시 돼 가격이 비싸고 불편했던 기존 혈액 검사와 달리 집에서도 이를 간편하게 주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비비는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학교·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등과 손을 잡고 다양한 임상연구과 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3억원으로 1년 동안 36%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억원에서 19억원으로 6배 이상 확대됐다.
이번 투자 유치 추진은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비비비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이자 냉·난방공조 등 제어장치 제조업체인 시스웍의 주식 360만주(14.36%)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때문에 시스웍을 통한 우회상장이 점쳐졌지만 비비비는 직상장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는 2,000억원~3,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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