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던 세계은행(WB)이 지난 2년 간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이상을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환경단체 우르게발트(Urgewald)는 세계은행이 지난 2년 간 20억달러 이상을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이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겠다고 공언한 약속을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지구온난화 극복을 위한 파리기후협약이 채택된 이후 120억달러 넘게 화석연료와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를 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우르게발트는 세계은행 자료와 자금을 받은 프로젝트, 기업,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토대로 통계를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화석연료 관련 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투입된 105억달러는 신규 대출·보증을 포함한 신규 직접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었다. 지난해 세계은행은 석유 및 가스 분야 업스트림(생산부문)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지만 자원 의존도가 심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 화석연료 관련 대부분 투자금은 개발도상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하이케 마인하르트 우르게발트 선임고문은 “세계은행은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을 줄이지 않았다”면서 “이들은 국가들의 에너지 전환을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은 화석연료의 확장을 돕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