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정재훈 사장이 처음 구성한 해외시장개척단을 필두로 코로나19에도 온라인상품관 구축과 해외업체 화상상담을 적극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한수원과 중소기업이 공동개발한 부품과 설비를 루마니아와 슬로베니아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올 들어 한수원과 협력업체가 함께 시장을 개척해 수출한 금액은 846억원으로 지난해(675억원)보다 25% 늘었다.
원전업계의 수출 확대는 코로나19에도 원전 가동이 별 타격을 입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국내 원전산업의 맏형인 한수원의 정 사장이 몸을 사리지 않고 해외시장을 뚫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2주간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연말께 신규 원전건설 입찰을 시작할 체코를 지난달 방문해 체코 원전당국 및 체코전력공사 관계자들이 깊은 신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과 함께 루마니아 원전에 기자재를 공급하게 된 국내 R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수출은 지난해 한수원 경영진이 루마니아에서 벌인 세일즈 외교가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원전 중소업체들의 수출 확대는 한수원이 보유 중인 특허기술을 중소·중견기업에 무상 이전하며 업계 기술력을 고도화한 것도 한몫했다. 한수원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과의 동반 상생이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 확보와 유지에 필수라고 판단해 지난해 35개 기업에 80건의 특허를 무상 이전했고 올해도 60건의 이전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수원이 코로나19를 앞세워 올해 국제입찰 대상 물량을 국내로 대거 돌린 것도 중소업체들의 일감 부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수원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8월까지 기술 검증 등을 거쳐 해외조달 기자재를 3,000억원 이상 국내 업체에 발주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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