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전파로부터 안전한 환기 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점·식당·종교시설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보다 편리하고 감염예방에 효과적인 마스크 개발도 중요하고요.”
정은경(사진) 질병관리청장은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2020’ 국제 심포지엄에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와 함께 지속가능한 일상생활 환경을 만드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생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세계 30개국 공학한림원 회원들이 참석하는 공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기구인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 서울 개최를 기념해 마련됐다. 13일과 14일 ‘더 나은 세상, 스마트 사회로 가는 길(Engineering a Better World - Smart Society)’을 주제로 열린다.
이날 정 청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효과적이며 부작용이적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가장 중요하고, 감염병 발생을 예측하고 과학적인 역학조사를 위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국제 공중보건위기는 국제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코로나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의 성과를 세계인이 함께 영위할 수 있도록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정 청장은 녹화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현황과 K-방역의 성공요인을 분석해 세계 공학계 지도자들과 공유했다.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으로는 정부와 민간이 협업하는 거버넌스, 국민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참여와 연대, 정확하고 신속하며 투명한 정보 소통, ICT 활용 등 혁신적인 대응 방식 도입을 꼽았다.
혁신적인 대응 방식의 사례로는 전문 학회, 산업계와 협력해 PCR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긴급승인제도를 통해 조기에 도입하고 검체 채취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신속한 역학조사로 감염경로와 접촉자를 파악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한국의 노력이 평가받는 것은) 고성능 컴퓨터,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이 코로나 확산을 막는 ‘기술방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앞으로도 K-방역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지속해서 공유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계 공학인들이 코로나를 극복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인류의 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개인의 위치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역학조사를 하고 지리정보시스템(GIS)를 활용해 ‘코로나 종합상황지도’를 만들고 최첨단 ICT 기술로 원격 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가능하게 된 것이 공학인의 덕이라는 얘기다. 그는 “코로나 이후 새롭게 재편될 세계 질서에서도 공학기술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며 “최근 한국 공학기술인들이 중심이 돼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에 ‘코로나19 대응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13일에 ‘스마트 에너지 네트워크’와 ‘초연결사회’, 14일에 ‘스마트 사회를 위한 미래교육’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진다.
‘스마트 에너지 네트워크’ 세션에서는 문성욱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 상무와 모리타 아유무 일본 히타치 에너지연구소 책임자, 모하마드 샤이디포 미국 일리노이공대 석좌교수가, ‘초연결사회’ 세션에서는 홍원표 삼성SDS 대표와 김영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 사무총장, 휴 브래드로 호주공학한림원 회장이 발표한다. 이어 ‘스마트 사회를 위한 미래교육’ 세션에서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와 아이노마이카 할라 전 핀란드공학한림원 회장, 왕지안 알리바바 그룹 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연사로 나선다. ‘기후변화’ 세션에서는 김상협 제주연구원 원장과 리차드 도슨 영국 뉴캐슬대 지구과학 및 토목공학과 교수, 네덜란드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사무총장이 주제발표를 한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