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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도 빠졌다...인천공항 면세점 3차 유찰에 ‘수의계약’ 카드 만지작

참여업체 미달로 3연속 유찰

신세계, 가격 제안서 제출 안해

임대료 변화없인 다음도 기약못해

공항, 4차입찰·수의계약 저울질속

"수의계약땐 입찰 안해도 참여 가능"





한때 면세 업체들이 무리한 베팅까지 감수하며 입점 경쟁에 나섰던 ‘공항 면세점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3차 입찰도 참여업체 미달로 결국 3번 연속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면세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이 20년째 고수하고 있는 ‘고정 임대료’ 방식에 전면적인 변화 없이는 4차 입찰에 나서도 주인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세 업계 비중이 시내 면세점과 인터넷 면세점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만큼, 향후 팬데믹(대유행)이 해소되더라도 인천공항 면세점의 입점 경쟁은 예전처럼 과열 양상을 띠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13일 제1터미널 면세점 6개 구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참여업체 수 미달로 최종 유찰됐다고 밝혔다. 전날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신세계(004170)면세점과 그랜드면세점도 가격 입찰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입찰업체 미달로 3차 입찰 절차는 전날(입찰 신청 등록일) 종료됐다”며 “수의계약과 4차 입찰 중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경우 전날 입찰 신청을 하지 않은 업체도 참여할 수 있다”며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세 차례나 유찰되며 인기가 시들어진 데는 이른바 ‘C쇼크’의 영향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의 올해 6월 매출은 2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9.3%나 급감했다.



이에 인천공항은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을 대신해 매출연동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했지만, 업계는 이조차 여전히 부담이 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2022년부터는 고정 임대료로 돌아가기 때문에 감수할 리스크가 너무 컸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고정 임대료를 대폭 낮추거나 아예 고정 임대료 없는 매출 연동제를 전격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공항은 2000년 개항 이래 20년 동안 고정 임대료 방식을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면세업체들은 매출이나 업황에 상관없이 고정된 임대료를 부담해왔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고정 임대료를 내면서 버티기에는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며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김포공항, 제주공항 운영)가 영업요율 방식으로 바꾼 것처럼 인천공항도 매출에 연동해 가는 방식으로 바꾸는 게 맞다”고 말했다.

특히 면세업계는 구조적으로 공항 면세점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되더라도 입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면세점의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이 주로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고,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 등으로 내국인의 인터넷 면세점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항 면세점의 매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시내 면세점과 인터넷 면세점 비중이 각각 50%, 30%를 차지했고 공항 면세점은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이궁의 비중이 높은 시내 면세점의 비중이 가장 크고 온라인 사업 강화로 공항 면세점을 넘어섰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 상황에서 적자가 불가피한 공항 면세점에 예전 같은 베팅에 나서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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